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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2 이게 다 인생인거지, 써니.
2011. 5. 12. 01:03

이게 다 인생인거지, 써니. 영화이야기2011. 5. 12. 01:03

1. 두 달이 지났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도. 영화를 본 지도. 함께 그리고 따로 영화를 참 많이도 봤는데, 그 사람과 함께 하지 않게 된 이후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참 이상도 하지. 문득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느닷없이 말이다. 퇴근 셔틀버스가 서는, 바로 그 앞에 있는 극장에 예매를 했다. 평이 나름 괜찮은, 써니.

2. 고등학생 때의 추억을 되새기는 영화란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침을 맞이한 딸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본다. 추억 돋는다. 아- 난 아침마다 가라앉은 기분을 주체할 수 없는 저혈압 학생이었지. 그 기억부터 되살아나다니. 허무해서 혼자 큭큭 웃어댄다. 정상 혈압인 지금 상태가 새삼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3. 예상치 못한 곳에서 눈물이 터지는 영화란다. 아 정말. 몇번이나 울고 싶어졌다. 실제로 어떤 장면에선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인생 참 거지 같지. 인생을 대입시키다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장면에서 자꾸 눈물이 나나 보다.
누군가 말했다. 장점과 단점이 많은 영화라고. 난, 이 영화가, 우리네 인생과 너무 많이 닮아서 그런가보다고 중얼거려본다.

4. 오늘 아침. 영화에서처럼 똑같이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아침부터 메시지를 보낸다. 한 친구의 연락처를 묻는.
저녁에 만나 맥주를 마시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돈 문제다. 서로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한다. "우리 중 가장 부유했던 그 애가 우리한테 돈을 빌리러 다닐지 누가 알았겠냐."
그러고 보니 감독의 말이 생각난다. 인생의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래, 이게 딱 그런 거지.

5. 모든 일이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과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두 달 여 동안 몇 차례나 우리에게 벌어진 상황을 떠올려봤다. 그 중 한두가지를 피했다 한들, 결과가 달라졌을까. 이 영화는 어쩌면 내게 "그게 인생이다"란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흘러갈 수 있는 삶.



다른 얘기.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가만히 앉아있으면 직원이 들어와 노려본다. 어제도 모두가 다 나갈 때까지 앉아있다가 도저히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 무비위크의 기사를 읽다가   영화의 크레딧이 끝나면 에필로그가 나온다는 걸 알았다. 속상하다.
영화가 괜찮으면 엄마와 엄마의 고등학교 동창이신 친구분께 영화 티켓을 끊어드리려고 했는데- 엄마나 친구분의 정서는 아닌 거 같다. 나도 우리네 삶을 보여준다고는 했지만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렇게 영영 에필로그는 보지 못하고 넘어가는 걸까. 암튼 속상하다. 그냥 이것도 인생이라고 치면 좀 간단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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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