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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에 해당되는 글 2

  1. 2014.02.16 사월의 미 칠월의 솔
  2. 2011.08.20 내가 보낸 순간.
2014. 2. 16. 03:35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책 이야기2014. 2. 16. 03:35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1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이 모든 삶들이 진짜야.기억해요, 그날의 햇빛과 그날의 바람과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에 읽은 다른 작가의 소설집에서, 여자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여성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무심함에 굉장히 화가 나고 불쾌했었는데 김연수 작가가 이 소설집을 통해 다시 한번 그 무심한 작가의 무능함을 도드라지게 했다.


인간의 내면을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할 줄 아는 작가에 대해 감탄을 하다가도, 이런 감정을 외면하지 못하고 항상 직면해야만 하는 작가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마저 생긴다.


"김연수 작가가 잘 쓴다는 건 알겠는데 내겐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했던 말은, 이 책을 읽은 이 시점부터 무효다.

:
Posted by libhyon
2011. 8. 20. 23:58

내가 보낸 순간. 책 이야기2011. 8. 20. 23:58

김연수작가님 책을 읽으며 내내 김중혁작가님 생각을 하는 건 나쁜 일일까. 엥

밤늦게 동네 카페로 커피를 마시러 나가며 책 한권을 집어들었다. 대출해 놓고 내내 읽기를 미뤄뒀던 김연수작가님의 '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편.
책을 다 읽고 맨 끝의 작가의 말을 읽으며 그 책을 다시 음미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 책은 첫 몇 페이지를 읽다가 궁금해져서 맨 끝으로 가서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버렸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궁금해졌거든. 음- 그걸 읽어봐도 사실 잘은 모르겠더라. 어쨌든 매일 읽고 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인가. 엥-

처음부터 산만하게 시작한 독서는 읽는 내내 산만했다.
작가의 말엔 "쭝혀기"라는 사람이 나온다. 그 때문이라고 하기는 좀 우습지만 영향을 아예 안 받았다고 하기도 그렇다. 문장을 읽는 내내 김중혁작가님을 생각한 건.
게다가 '내가 지금 김연수작가님 책을 읽으며 김중혁작가님 생각을 해도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이 점점 확대되어, 어떤 존재와 함께 하며 다른 존재를 느끼는 게 죄일까 아닐까 하는 고민에까지 이르렀다.

어제 저녁, 퇴근 후 같은 팀 과장님과 술자리를 가졌다. 다른 팀 몇몇분이 합류했다 빠지기를 반복하다 나중엔 그분의 남편분 일행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됐다. 그리고 몇시간 후 그 자리에 있던 과장님남편분의 오랜친구가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 내 손을 잡은 채로. 키크고 덩치크고 얼굴큰 남자가 좋다는 내 이상형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분이었지만, 난 찌질하게도 내내 다른 사람을 떠올리고 있었다. 밤에 혼자 택시 타길 무서워하는 걸 알고 집 앞까지 종종 데려다주곤 했던 그 사람을. 의지와는 상관없이.

요즘 왠지 아메리카노는 무언가 아쉽다고 느껴져 카페라떼나 카푸치노를 마시는데, 둘 중 망설이다 느닷없이 헤이즐넛라떼를 시키고는 첫모금을 마시고는 후회했다. 단 맛이 너무 강해 커피맛도 우유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걸 다시 갖다주고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로 다시 주문할 것인가를 마지막 모금을 마실 때까지 고민했다.

내 손을 잡는 그 분께 모르는 척 손을 내어준 것도, 헤이즐럿라떼를 주문한 것도 나였기에 그들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었다. 이게 '죄'라고 칭하긴 뭣할지 몰라도 치사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내가 나빴네. 그래도 다음엔 절대 무언가 첨가된 라떼를 시키지 않아야지. 근데 월요일에 출근하면 과장님은 자리가 파한 후의 일을 물어볼까 아님 이미 알고 있을까.

따위의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책 한권을 거의 다 읽고 나왔지만 대체 뭘 읽었는지 남는 게 없다. 작가의 말에 나온 '쭝혀기 얘기'나 다시 보려고 그 페이지를 찾아 펼치니, 그제서야 작가님이 무슨 얘길 하고 싶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일부러 처음에 찾아본 페이지부터 제대로 안 읽은 난 대체 내내 뭘 읽었던 걸까. 이쯤되면 맨 끝의 그 곳의 이름이 '작가의 말'이 아니라 '책을 내면서'였다는 정도의 건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 ...아닌가?

학창 시절 짤막하게 국어교과서에 실린 글은 다시 찾아 읽고 싶어지지 않았다. 왠지 먹다 만 식은 밥 같아진 느낌이랄까. (토지가 대표적인 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분명 전문(全文)을 읽어보고 싶은 책이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결국 그 책을 읽지 않게 된다면 이게 다 김연수작가님 때문이다. 엥. 여기 실린 글의 제목을 다 적어놨다가 누군가 내게 그 책에 대해 묻는다면, 김연수작가님 때문에 식은 밥이 되어 안 읽게 됐다고 말해야겠다. 엥... (이젠' 난 왜 이렇게 한심한가'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분탓이겠지.)

어쨌든 토요일 내내 책을 두권 반이나 읽고 한 권에 대한 얘기를 적어놨으니 김연수작가님이 책에서 말하고자 한 바를 정확하게 실천한 셈이 되었다. 비록 김연수작가님이 이걸 본다면 이게 대체 뭐냐고 펄펄 뛸만한 내용만 한가득 적어놓았긴 하지만 말이다. 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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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