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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에 해당되는 글 2

  1. 2010.11.06 먹먹하다.
  2. 2010.11.02 이 마음... 1
2010. 11. 6. 19:56

먹먹하다. 지금 이야기2010. 11. 6. 19:56

여러가지로 울적해서,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두꺼운 이불을 껴안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러고 있기엔 너무 우울해서 무언가라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손에 잡힌 건, 베개 옆에 있던- 며칠전 읽다 내려둔 예수전. 펼쳐든 페이지의 글에... 누워있던 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평화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어떤 무작정하게 조용하고 온순한 상태가 아니다. 평화란 '온 세상이 잃어버린 조화를 회복하는 것'이다. 억압과 착취와 불평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유지되는 조용하고 온순한 상태는 평화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악랄한 형태의 폭력이다. 평화는 바로 그 억압과 착취와 불평등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인간적인 조화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론 평화를 위한 노력이야말로 때론 가장 소란스럽고 가장 사나울 수 있다.

김규항, 『예수전』, p.66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의 사망소식과 함께 오늘 종일 트위터 타임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이야기, 저작권료를 도토리로 지불한 싸이월드를 포함하여, 음원을 팔아도 그 수익이 음악인들에겐 거의 돌아가지 않는 한국 음원시장의 구조.
아... 그의 죽음을 100% 추모하기에도 모자란 데 이런 곳에 열을 내고 있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제라도 주목해 현실이 바뀌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그가 떠난 후에야 도토리 지급이라는 부당한 거래에 대해 알게 된 이 상황이 정말 견딜 수 없이 화가 나고 속상하다.

내가 종종 하는 얘기가 있다. 난 지지하는 작가의 책은 무조건 구입한다고, 음악도 마찬가지라서 음원은 꼭 돈을 내고 다운로드 받는다고. 근데 내가 이렇게 음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음악가가 아닌 음원사이트의 배만 불려주고 있었다니.. 기가 차지 않을 수 없다.

CDP를 마지막으로 쓴 게 7년전이던가. CD를 구입해도 앨범 재킷 한번 훑어보고 리핑해서 음원만 mp3파일로 저장한 채 책꽂이 안에 꽂아두게 된다. 그래서 정말 좋아해서 사인을 받고자 하는 가수가 아닌 이상, 대부분을 디지털 음원만 구입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근데 자꾸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난 불법을 저지르고 있지 않지만, 이게 과연 음악가들에게 그리고 음반시장에게 당당한 행동일까.

무심코 "음원은 꼭 돈을 내고 다운로드 받는다고" 타이핑을 하다 보니, 갑자기 아차 싶어진다. 네이버 뮤직에서 한달에 결제하는 금액이 만원이 채 안되는데 다운로드 받는 곡은 150곡이다. 스트리밍서비스는 차치해두더라도, 노래 한 곡당 지불하는 금액이 채 100원이 안된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정말, 내가 "정당하게" 지불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근데...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는데, 왜 난 자기반성을 하고 있는 걸까.



얼마전 누군가, 굿다운로더 광고를 보면 불편하다는 글을 올렸다. 굿다운로드 해도 광고에 나오던 그 스텝들에겐 거의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난 그 글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니죠"라는 까칠한 댓글을 남겼는데, 그 사람이 그런 글을 올렸던 의도를 오늘에서야 알겠다, 멍청하게도. 실은 내가 아무리 굿다운로더라도 현실은 그런 게 전혀 소용이 없는 구조였던 거다.

심란하고 또 심란하다.
"
개인적인 양심 차원에서라도 음원 불법다운로드 받지 않기를 실천하는데, 그래봤자 가수에겐 별 도움(별 수익) 안된다는 얘기인건가. 제대로 좀 알았으면 좋겠네..." 라고 글 올린지 다섯시간만에 그 답이 올라왔다. 물론 나한테 직접 대답해준건 아니다 - _-
Groove Tube님이 3년 전에 쓴 글이라는데, 안타까운 건 3년전과 데이터만 약간 달라졌을 뿐 상황은 조금도 변한 게 없단다. 후-
[김작가 님의 "시장이 어찌 되든" 글 보러가기]

아...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해 소란스럽고 사나워질 때다.





(덧붙임)

1999년에 가입했던 싸이월드, 그 당시엔 한명을 가입시키면 500원을 줬다. 그렇게 생긴 1촌이 다른 누군가를 가입시키면 나와 2촌이 되며 300원, 2촌이 가입시킨 사람은 3촌이며 200원을 줬고, 이렇게 4촌까지 있었다. 이게 일정금액이 되면 현금으로 돌려주고 현금화하지 않은 사 람과 그 일정금액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후에 도토리로 지급했다. 이들에게 음악가에 대한 저작권료는, 초기 회원을 늘리기 위한 다단계사업보다도 못한 가치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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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0. 11. 2. 13:03

이 마음... 지금 이야기2010. 11. 2. 13:03

철없던 대학생 시절.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던 당시 남자친구와 정말 크게 다툰 날-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온 “이제 그만 힘들고 싶다”란 한마디에 모든 게 정리 되었다.

정말 어찌할 수 없는, 더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결정적인 한마디가 있다.


오늘 아침 트위터 타임라인을 읽다 알게 된 재주소년의 해체 소식.
"아니 대체 왜?"라며 재주소년의 글이 링크된 걸 따라가 읽다가
"꺼내다보면 꺼내지 말았어야 했던 것들도 보게 되고, 이제 그만 꺼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란 부분에서 멈칫 했다.
그리고 그 시절 그 말이 떠올랐다.

그 무엇도 할 수 없게 하는 한마디.

그들의 음악에 위로받던 입장에서, 갑작스런 해체가 무척이나 아쉽지만
아쉽다는 말조차 함부로 낼 수 없는 말이다.
그저 인정하는 수 밖에.

재주소년에게서 느꼈던 감동을, 위로를 완전히 잊기 전에
다시 재주소년이라는 이름으로, 그 느낌 그대로 돌아와주길 바라며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재주소년의 글 전문보기]





그리고 이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다시 찾아온 더 큰 충격적인 소식.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뇌출혈, 그리고 뇌사상태란다.
그의 노래에 한번 웃고, 무대 위에서의 유쾌함에 더 웃었던 기억.

아 이러지 마요..
난 당신에게서 얻었던 유쾌함에 대한 보답을 아직 한번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절망적인 소식을 안겨주지 말아요...

유쾌하고 호탕하고 씩씩했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의 기적적인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부디 일어나시길..

아......








때로 음악을 들으면서 받는 위로가 정말 크기에
음반이나 음원을 구입한 비용만으로는 그걸 절대 갚을 수 없단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기에 어떤 음악가에게는 언제나 빚진 느낌일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이런 빚진 마음으로 기도한다.. 당신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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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