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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22. 13:36

큰 결심. 지금 이야기2011. 8. 22. 13:36

미스터 모노레일이 오늘서야 도서관에 들어왔다.
겉표지를 벗기지 않고 그대로 레이블을 붙인 걸 발견했는데,
평소 같으면 조용히 근로학생에게 갖다 주며 다시 붙이라고 했겠지만
오늘은 나도 모르게 "이거 누가 붙였어요?" 라며 소리 높이고 - _-
근로학생이 겉표지를 버리려 하자 "아니 그냥 내가 처리할게" 라며 내 책상에 놓아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marc 입력을 마친 내가...

...정말 정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여, 당분간 김중혁작가님에 관련된 포스팅은 그만하겠다. 엥...
:
Posted by libhyon
1. "이번에 던질 주사위는 내게로 향하길" 주문이 먹히는 것 같다.
작가와의 만남, 세명을 뽑는 추첨에서 지난번에도 마지막에 5번을 부르더니
이번에도 마지막에 내 번호 12번을 부르셨다.

"이번엔 10번댑니다" 라고 하시는 순간 이미 내가 될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오바일까 ㅋ
어쨌든 김중혁 작가님은 어떻게든 날 부르게 되어있다, 이젠. 엥ㅋ


아크릴 캐릭터 5종세트



어떤 숫자가 나오든 상관없다.

누가 뽑히든 상관없다.

추첨은 공평한 거니까.


1번이 있으면 끝번호 40번이 있고

2번이 있으면 두번째끝번호 39번이 있고

3번이 있으면 세번째끝번호 38번이 있으니까.


이제는 내가 뽑힐 차례다.


(엥...정말 나 이러고 있다. 어휴. 미스터모노레일 작가의말 응용)



2. 지난번 삼청동네스카페에서의 행사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될까봐 걱정한 게 사실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보는 것만큼 서로 뻘쭘한 일이 어딨겠는가.

근데- 김중혁작가님은 정말 짱이었다.

영상도 새로 준비하고 완전완전완전 새로운 행사로 꾸며주셨다.

아 내가 괜히 김중혁작가님을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


솔직히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만 이런 걸 누리는 게 너무 아까워서,

작가님의 이 넘치는 재능을 오로지 글로만 세상에 내놓는게 말이 안된다 생각해서

내내 머리를 굴렸다.

흠. '김중혁애플리케이션'이라도 만들면 어떨까.


무료앱이라면 이런 행사 때 준비하셨던 영상이나 짧은 글을 공유해도 되겠고

유료앱이라면 앱을 통해 단편을 발표하거나 그와 관련된 영상을 제작해서 올린다든가 관련 그림을 그려 올린다든가...


왠지 김중혁작가님이라면 굉장한 내용으로 앱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이렇게 흔해빠진 세상에

이런 식의 출판이 안 나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나.



3. 작가님의 볼교 영상을 보며 어쩐지 볼교에 심취되어야만 할 것 같아졌다.

영상을 보다가 옆에 있는 티케에게 "이거 끝나면 우리 흰옷으로 갈아입고 절하고 헌금 내야 할 거 같아"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사이비 종교가 하나 만들어지나 싶었다.

독실한 크리스찬(이라기엔 좀 찔리는 구석이 많지만)인 내가 사이비종교를 대하는 방식은 매우 엄격하지만

김중혁작가님을 주교로 한 종교라면 빠져들 것도 같다(란 생각에 어쩐지 소름이 끼치더라...).



4. 평론가와 함께 한 2부는, 유익했다. 교과서적으로.

어쩌면 이 시간이, 책에 나오는 동그란 공을 네모난 상자에 넣고 남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뭔가를 자꾸 채워넣는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평론가가 뭔가를 얘기하면 작가는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군요" 라며 뒤늦은 깨달음을 얻고,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글에 대한 해설본을 얻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들.

함께 한 평론가가 너무 예뻐서 그런 거 아니냐, 옆에 내내 있던 게 부러워서 그러는 거냐 고 따져 묻는다면... 난 일단 노코멘트로 일관하겠다.

쿨럭~



5. 작가님께 사랑에 대한 얘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할 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작가님은 "비밀입니다" 라며 넘겼다.

다행이다.

세상엔 궁금하지만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존재하는 법이니깐. 깔깔-




6. 김중혁작가님을 만나고 볼교에 심취할 뻔 한 날을 기념하여 상수동 타코몽으로 향했다.

동그란 타코야키 정도는 먹어줘야 미스터모노레일을 제대로 읽었구나 소리를 듣는 법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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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bhyon
2011. 8. 17. 00:43

김중혁작가님과 사인회 지금 이야기2011. 8. 17. 00:43


2011년 8월 6일 교보문고 구서재, 김중혁작가님 사인회 대기중.

부끄럽게 제일 앞에 자리잡고 있다가,




1등으로 사인 받는 바람에 이렇게 카메라 세례를. 쿨럭~

내가 찾을 수 있는 사진은 모두 다 불펌해왔다 - _-


일단 첫번째 두번째 사진은 문학동네 카페의 '겨울의 추억'님 사진.





6월에 상상마당 앞에서 뵈었을 땐 정말 쉬지 않고 내가 작가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속사포랩으로 고백을 했었는데,

이 날은 부끄러워서 거의 말을 하지 못했다.

"아~ 떨려요." 하자 작가님도 "저두요" 라고 해서 웃기도.


이 사진은 문학동네 카페 유댕님의 사진.

조 옆에 서있는 교보문고 직원님 카메라에도 내가 있을텐데.





이 사진 속에서 친구가 날 찍고 있는데 그게 바로 밑의 사진이다.

이 녀석은 날 열심히 찍어주었으나 난 내 사진 다 받고 나서 손발이 후들거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친구야. 엥...


문학동네 카페 해라님의 사진.





해라님의 사진엔 내 친구 티케가 나왔고 티케의 사진엔 저 멀리 해라님이 나왔다.

해라님은 사진 안 찍고 있는 걸 보니 "동시에" 찍은 건 아닌가 보다.

아 내 손 위치도 다르긴 하네. 엥...

난 왜 저렇게 부끄러워하고 있는 걸까. ㅠ_ㅠ





이날 티케가 뽑은 캐릭터 화이트, 폴찐이 뽑은 블랙, 내가 뽑은 핑크.

사인을 다 받고 난 후 이 캐릭터 세트로 묶어서 판매할 생각 없냐고 문학동네 관계자분께 졸라댔다.

애초에 패키지 상품으로 팔았다면 난 무조건 구입했을 거다.

요즘처럼 동네 곳곳에 도서관이 생기고 앞으로 전자책 시장이 계속 활성화 된다면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출판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DVD처럼 한정판으로 판매하고 또 새롭게 패키지 만들고 또 만들고, 나같이 소유욕 강한 애들은 욕하면서 구입하고 또 구입하고...엥-


그리고 주사위지우개.

신기한 지우개가 있으면 무조건 사고 보는 지우개덕후인 내가 주사위지우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4개들이 두 세트를 구입했다.

한 세트는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고, 다른 하나는 뜯어서 친구들과 나눠갖고 하나는 김중혁작가님께 선물(?). ㅋ

그리고 난 그 지우개에 사인을 받았다.

사인 결과물을 보니, 괜히 죄송해진다. 어휴...







미스터 모노레일 예약을 해서 받은 사인본.

그 위에 사인을 새로 받고 그림까지 또 하나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본 팔짱낀 캐릭터 그림이 예뻐보였거든.

노세요 와 동시대. 좋다, 참.

근데 나 많이 노는데 더 놀면...어떡하나-





이건 악기들의 도서관에 받은 사인.

상상초월쇼케이스에서 사인 받으려고 언제나 들고 다닌 책이었는데

그 땐 못 만나고 결국 이 날에서야 받았다.

그나저나 저 사인은 참, 작가님답다.






그리고 2011년 8월 11일 작가와의 만남, 삼청동 네스카페.

사인회 날도 그렇고 작가와의 만남도 그렇고 내가 찍은 사진은 내 아이폰에 있는데

내 아이폰이 내게 없다.

그래서 배경사진 따위 없다.

그렇다고 밑에 이미 포스팅한 케이크 사진을 올리긴 좀 그렇잖나.

그날 케이크 사진을 열심히들 찍길래, 누가 올리지 않을까 계속 검색해봤는데 올라오지 않는다.

다 두고보자... 엥-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내가 그 책을 바로 사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교보문고 다른 지점에서는 재고가 거의 없고

나의 근무지에 있는 교보에만 1부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어 괜히 급한 마음이 들며 후딱 구입했다.

원래 인생이 다 그런거지. 엥...

어쨌든 저기에 케이크를 언급하셔서 민망하게 됐다. 엥.






그리고 미스터모노레일 사인받았던 왼쪽 페이지.

김애란작가님의 작가와의 만남에서 응규님이 "네가 나의 독자라 기뻐"라고 써주길 요구하는 걸 보고 엄청 비웃었는데..

세상이 다 그런 거지 뭐.

나도 저렇게 써달라고 요구했다.

"이번에 던질 주사위는 내게로 향하길"


깔깔... 나중에 그 위에 Yes!! 라고 쓰신 게 꼭 내 말에 대한 대답 같아서 기분 완전 째진 건 비밀.





그리고 행사 중 세명을 추첨해 아크릴캐릭터 5종세트를 선물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전에 케이크 가져온 내 이름을 묻는 문학동네 관계자분께 "이름은 됐고 5번 뽑아주세요"라고 요청했었다.

그게 작가님께 전달됐고, 작가님이 세명을 뽑는데... 마지막에, 정말 거짓말처럼, 5번이 나왔다.

아. 내가 바로 5번이다.

작가님이 뽑아주신 바로 그 5번.






사인회에서 캐릭터 5종세트 묶어서 팔아달라고 그토록 애타게 부탁했었지만,
난 이제 다 갖게 되어 됐다.
희귀성을 띄려면 더이상 아무에게도 안 나눠줬으면 하는 생각도 살짝 든다. 으하하하



저 캐릭터 뒤로 김연수 작가님의 책이 보이는 건 기분탓이다. 엥-
대출기간 한달 동안 아직 한 페이지도 안 읽은 상태로
아까 반납일이 다가왔다는 메일을 받았다.
물론 연장신청했다. ☞☜
또 한 글자도 읽지 않은 상태로 두번째 연장을 하지 않기 위해서 좀 읽어야겠단 생각은 하지만,
일단 카페 이리에서 김중혁작가님을 만나고 온 다음에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대체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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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bhyon
2011. 8. 16. 20:59

미스터모노레일 케이크 책 이야기2011. 8. 16. 20:59

나의 2011년 키워드를 뽑는다면 첫번째는 망설임 없이 '김중혁'이다. 작년 데이브레이크만큼 심하다(응?).
이번에 나온 미스터 모노레일을 읽고, 그동안 읽은 책들에 대한 고마움까지 합쳐 뭔가 특별한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미스터 모노레일에 나온 상아주사위 도 생각해봤지만, 아휴~ 작가님이 주사위를 받는다고 대체 뭘 하시겠어. 그건 나 같은 애들에게 기념품이 될 뿐이지.
고민하고 고민하다 떠오른 한가지, 특별제작 케이크.

작년 데이브레이크 연말콘서트 때 누군가 케이크를 제작해왔던 생각이 났다.
데이브레이크 멤버는 물론, 악기들을 섬세하게 표현한 게 인상 깊었었다.
 

20101226 콘서트 당시


그래서 검색했다. 데이브레이크 케이크.

다시 봐도 예술이다. [보러가기]


바로 문의전화를 했다.
작가님께 드릴 거다, 캐릭터 다섯개를 올릴 거다, 가운데 제목이 올라가고 주사위가 하나 놓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몇번 메일이 오갔고, 작가님을 만나러 가기 전날- 찾으러 갔다.

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지다.



책표지에 맞춰 노란색으로 덮고, 표지서명과 똑같이 '미스터모노레일'을 써주셨는데
이건 내가 요구하지 않은 사항이었다.
아 정말 센스에 눈물날 뻔 했다.
다섯 개의 캐릭터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표현되었고
전체적인 균형도 잘 맞아 흠잡을 곳 없이 완벽했다.
[샬롱 드 슈가베어에서 올린 사진 보러가기]

비록 이걸 들고 출근했다가 삼청동까지 또 가지고 가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ㅋ
작가님이 마음에 들어하셨으니.
...정말 마음에 들어하셨을까? ㅋ









여담 1. 이날 퇴근하는 길에 우리팀 과장님이 '거기 가지 말고 나랑 회먹자'며 계속 꼬드기셨지만, 난 끝내 넘어가지 않았다.
그러자 한마디 하며 보내주셨다.
"내년에 문화기획 할 때 니 능력껏 그 작가 섭외해와라!! 그래야 봐준다!!"
오예. 그럴 수만 있다면 난 여한이 없지 ㅠ_ㅠ

여담 2. 내가 비록 올해 김중혁작가님께 빠져있지만, 데이브레이크 오빠들은 여전히 내 사랑이다. 이런 데 등장시켜서 미안해요 오빠들. 깔깔

:
Posted by libhyon
2011. 7. 19. 09:04

김중혁, 미스터 모노레일. 하흑하흑 책 이야기2011. 7. 19. 09:04

어떤 숫자가 나오든 상관없다.
어디로 가든 상관없다.

주사위는 공평한 거니까.

1의 반대쪽에는 6이 있고
2의 반대쪽에는 5가 있고
3의 반대쪽에는 4가 있으니까.

이제는 내가 던질 차례다.

부디 김중혁작가님이 던지는 주사위는
내게로 향하길.

지금 타고 가던 버스에서 무심코 내려
다시 우연히 올라타게 된 버스가
내게로 데려다 줄 수도 있는 거잖아.

엥...
...알아, 이렇게 변태가 되어가는 걸.



작가님이 직접 그린 스티커에
사인본까지 준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예약했다.
미스터 모노레일.

드디어 7월 14일.
발매일이다.
예약했으니, 당연히 이 날 안 온다.
그래도 갖고 싶다.
광화문 교보에 갔다.
한참을 만지작거렸다.
미스터 모노레일의 노란 표지를 더듬으며
김중혁작가님을 느꼈다.
하흑-

..안다고.
이렇게 점점 변태가 되어가는 거.



김중혁작가님스러운 문장으로 가득 찼다.
이번 장편 미스터 모노레일은.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작가님은 사물을 보고 느끼는 게
일반 사람들과는 한참 다른 것 같다.

이젠 날 보고 느껴달라고 하면...
...알겠다고. 안 한다고.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변태 같은 팬은 아니었다.
근데 김중혁작가님은 처음부터 이렇게 특별했을까?
엥...

(아...이게 대체 다 뭐냐.)
:
Posted by libhyon
2011. 5. 9. 12:46

김중혁 지금 이야기2011. 5. 9. 12:46

서가에서 책을 찾다가, 김중혁씨의 책이 꽂혀있는 자리에 가서, 악기들의 도서관 두 권-좀비 세 권-펭귄뉴스 두 권을 손으로 차례대로 훑는다. 뿌듯한 눈빛으로 잠시 바라보고 다시 내가 찾는 책을 향해 간다.

......이렇게 변태가 되어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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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bhyon
김중혁씨가 좋다, 다짜고짜.

악기들의 도서관으로 시작해서 좀비들, 펭귄뉴스까지 읽으면서 난 '미치겠다'를 몇 차례나 반복했던가. 글을 잘 쓴다, 재밌다의 종류가 아니라 매 순간순간 감탄했다. 이렇게 흥미로운 사람이라니.
김연수씨와 함께 쓴 대책없이 해피엔딩까지 읽고 나니 어느새 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김중혁씨에 대한 사랑고백을 하기에 이르렀다. 재치에 전율했고, 내공에 전율했고, 능청스러움에 전율.... 엥- 난 이 책을 보고 부르르 떨기만 했나.
그 후로 이틀을 김중혁이란 이름으로 검색만 하며 보냈나보다. 그 와중에 상상마당에서 김중혁씨가 진행하는 공연에 관람신청을 하고, 김중혁씨가 제작하는 인터넷라디오 홈페이지에 접속해보고, 각종 기사들을 훑고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추가했다.

블로그를 샅샅이 읽다가 쓰고 있는 서평이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보게 됐다. 오호- 당연히 생기는 호기심. 다음날 바로 도서관에서 빌렸다. 원래 꽂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서가를 샅샅이 뒤져서 결국 찾아냈다. 아 이런 의지라니. (책은 닉 혼비의 소설들 틈에 숨어 있었다.)

퇴근길에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아- 뭔가 겉도는 느낌이다. 너무 피곤해서 글자만 읽고 있는 걸까. 아니면 글 자체가 산만한 건가. 그도 아니면 번역이 잘못된 건가. 참 진도가 나가질 않는 상황이었지만 읽고 또 읽었다.

왠지. 김중혁씨 글 같다. 김중혁씨가 서평의 형식 뿐 아니라 문체 자체에 영향을 받았나. 재치발랄함이 김중혁씨만의 색깔이라 생각하고 사랑에 푹 빠져버린 건데 왠지 막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스타일이 마음에 드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다른 누군가의 '키치'에 불과했다면, 그 사실을 알게 된 게 지금의 이 기분일까. (근데 사람의 스타일에도 '키치'라는 말을 붙이는 게 가능한가?)

심란한 마음으로 좀 더 읽다 그대로 잠이 들었다. 꿈에서 난, 여행을 가려고 공항에 있었고. 근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급취소해 버렸고. 부산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는데 부산친구 별총총은 내가 간단 소리에 서울로 올라와 버리고. 뭐 그런 엉망진창인 상황이었다. 그러다 공항 앞에서 우연히 김중혁씨를 만나고, 만나자마자 첫눈에 반하고, 그렇게 사랑에 빠져... 그 후의 이야기는 계속 적고 싶으나 김중혁이란 검색어로 이 글에 접근할 수도 있는 미성년자를 생각해서 참겠다, 고 하고는 싶으나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잠에서 깨버렸다.

잠에서 깬 후 입에서 튀어나온 첫마디는 "드디어 미쳤구나"였고, 계속 이어서 꾸고 싶단 생각을 하긴 했으나 불가능한 일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포기했다. 아 이런 꿈이라니. 몹시 우습게도 완전 꿈이었는데도 왠지 난 미안해졌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마치 바람이라도 피운 느낌이라. 정말 드디어 미친게지. (어쩌면 미안해해야 할 사람은 ex-남친이 아니라 김중혁씨인지도. 죄송합니다. 엥)

(어쨌든. 김중혁씨가 아닌 책으로 다시 돌아와서)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뭐가 문제일까. 1. 닉 혼비가 써놓은 목록에 내가 모르는 책들만 쫙 나열되어 있다. 2. 편집상의 문제가 있다. 3.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 4. 자체가 원래 잘 안 읽히는 책이다. 정답은?

음- 전혀 모르는 책들만 나열돼 있다 쳐도 그건 별 문제가 없는 듯 하다. 닉 혼비는 책의 내용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책에 대해 논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 그 밖의 이야기들에 대해 쓰고 있으니깐.

편집면에서 보면, 수록된 책 제목이 일단 번역된 서명을 쓰고 그 옆에 원서명을 적었는데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서명에 대한 얘기를 할 때도 한국판 서명을 적어 놓았는데 (물론 앞으로 넘겨 확인할 수는 있겠지만) 뭔가 적절하지 못한 듯 하다. 차라리 원서명이 주가 되는 기술 방법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영어를 공부하지 않은 독자를 우선으로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서명은 '이름'의 한 종류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번역은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때로 어떤 단어의 선택이 적적한 거였나 궁금해지기도 했다. 어쩔 수 없겠지. 외국어를 한국어로 아무리 정확하게 옮기려 해도 절대 완벽할 수는 없을 것이다. 원서로 읽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원서를 읽기 위해 영어공부를 더 할까도 잠시 고민해 봤지만, 음- 그냥 한국 사람이 쓴 국내서만 읽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는 유혹의 목소리가 자꾸 어디선가 들려와서-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겠다.

어차피 정독해야 할 종류의 책도 아니고 해서 제일 뒷부분만 읽고 '옮긴이의 글'을 펼쳤다. 아- 근데 첫문장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가장 인기 있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라니. '가장 -한 사람 중 한 명'이란 표현은 논리적으로 너무 맞지 않아서 싫어하는데, 첫문장에서 들이대고 있으니. 내가 재밌게 읽지 못한 책임을 모두 옮긴이에게 돌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다. 부당하겠지만 어쩌겠나. 이 첫문장으로 역자는 번역체에 길들여진 사람으로 낙인 찍혀 버렸는데. (이런 억지가 또 어딨냐고 따진다면, 사과할 용의는 얼마든지 있다. 엥)

그래도 이 책이 완전 흥미롭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오예- 나도 바로 번역체!) 뻔하디 뻔한 서평보다는 작가가 왜 이 책을 선택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등에 대한 솔직한 얘기를 듣는 게 훨씬 흥미로우니깐 말이다.
게다가 어차피 난 씨네21 같은 잡지를 볼 때도 영화 정보보단 편집자의 말이나 맨 뒤에 수록된 칼럼을 더 열심히 읽고 그런 것만 기억에 남겨 두는, 원래 이런 애였다. ......응? 그럼 "우와 이 책 엄청 짱이다"라는 반응으로 시작했어야 하지 않나. 뭔가 일관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김중혁씨에 대한 사랑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 덕분에 그런 꿈까지 꿔서 (중간에 잠깐 실망할 뻔 하긴 했지만) 또 하루종일 김중혁씨의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고, 결국 더욱 더 김중혁씨가 좋아졌다는 일관적이고도 뻔한 얘기를 남기게 됐다. 이거면 충분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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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1. 4. 26. 09:06

대책 없이 해피엔딩 책 이야기2011. 4. 26. 09:06

김중혁씨로 검색을 하다 읽게 된 '대책 없이 해피엔딩'. 이걸 읽다 보니 어느새 김연수 & 김중혁님 조합을 사랑하게 됐다.

책을 읽으며 어지간해선 발췌를 안하는 편이지만, 공감할 만한 내용 한 군데와 내가 김중혁씨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잘 나타나는 곳 한 군데를 표시해뒀다.

첫번째는 시의성이 있는 내용.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뜨거운 대결이라는 카피로 선전되지만 실은 두 남자의 끈끈한 우정을 다룬 것이 아닌가 싶은 <용의자 X의 헌신>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천재 물리학자의 말이다.
"난 그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답에 이르는 과정은 완전 반대야. 물리학자는 관찰하고 가설을 세운 다음 실험으로 그걸 증명해나가지만 수학자는 머릿속에서 모든 걸 시뮬레이션하지. 수학자는 보는 각도를 달리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거야."
확대해석하자면 세상에 라이벌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답에 이르는 과정이 전혀 다르듯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에 이르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방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1등과 2등을 가리는 스포츠는 그런 점에서 잔인하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두 사람은 전혀 다르다.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보다 힘차고 정확하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보다 우아하고 부드럽다. 김연아는 그렇게 자신을 완성해나갈 것이다. 아사다 마오는 그렇게 자신을 완성해나갈 것이다. 그 둘을 비교하는 잣대는 예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회전의 정확성과 더 적은 실수다. 공평한 것 같지만 잔인하다.
(p. 107-108)

두번째는 김중혁씨 사랑해...엥-

달라진 점도 있다. 예전 영화의 잡담이 문화적 취향의 언급인 데 반해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잡담과 수다는 영화와 교묘하게 얽혀 있다. 이제부터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 등장하는 잡담의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는데,글 앞부분에서 잡담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지면이 부족하다. 흠, 아쉽지만 여기서 이만.
 (p.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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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