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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18. 00:42

맥주 마시면서 그곳 이야기2010. 9. 18. 00:42

커피 마시면서 책 볼 공간은 흔한데
왜 맥주 마시면서 책 볼 공간은 찾기 힘든걸까.
커피에만 너그러운 세상.

목요일 오후.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가
잔뜩 틀어져버려서 결국 친구를 보내고 홀로 홍대를 방황했다.

뭔가를 먹을 기분이 아니었지만,
계속 빈 속이면 기분이 나아지질 않을 것 같아 죠스떡볶이에 가서 떡볶이 한접시를 먹었다.

그러고선 아이폰도 충전할겸 맥주도 한잔 마실겸 해서 문너머에 가려고 했다.
아... 이미 두세번이나 갔던 곳인데.
이 길치의 극치... 동행인들에게 이끌려만 갔더래서 어떻게 가는 건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상상마당 근처에서 조금 헤매다 발길을 돌렸다.
멍하니 걷다 보니 도착한 골목.
녹색광선이 생각났다.

제너럴닥터(제닥)의 김제닥쌤의 형님이 하신다는 녹색광선.
데이브레이크 단독공연을 하던 날 그 곳에서 버거를 먹었는데-
친구가 오길 기다리면서 맥주 한잔 마셨던 게 기억났다.

그래서 다시 찾아들어간 녹색광선.
딱이었다.
음악은 여전히 좋고
사람이 별로 없어 시끄럽지 않고
조명은 적당히 밝아 책읽기에 곤란하지 않았다.





하이네켄 한병 시켜놓고 인물과사상을 읽는데- 참 괜찮다.
사서 한번밖에 펼쳐보질 않아 이번달 내에 다 못 읽을까 걱정했는데
거의다 읽어버렸다.

녹색광선에서 친절을 베풀어줘 아이폰도 충전하고
기분 좋게 맥주와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낮엔 외국인요리사아저씨가 만든 맨하튼치즈버거 먹으러,
저녁엔 조용하게 맥주를 즐기러 갈 수 있기에
앞으로도 종종 찾을 것 같은 기분.

홍대에서조차 스타벅스에 가고 버거킹에 가는 건 마땅찮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갈 때마다 단골로 만들기에 괜찮은 가게를 찾게 되어 기쁘기 그지 없다.




한가지 흠이라면, 위치정보를 제대로 알고 가지 않으면 헤맨다는 사실.
호미화방 골목에 있다는데... 가게 자체가 크지 않고 간판도 "녹색"과는 거리가 멀어
잘 눈에 띄질 않는다.
나도 처음 갈 땐 한참을 헤맸고
맥주를 마시는 동안 날 만나러 오던 오빠도 결국 찾질 못해 내가 나가야만 했다. ㅋ

맛있고 괜찮은 집,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어 번창하게 됐으면 하는 바람 하나와
지금과 같은 정도를 유지해서 그 곳을 즐기기에 너무 떠들썩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상충한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는 좋은 곳이라고 칭찬은 하지만, 그 곳의 위치정보는 절대 비밀에 부쳐야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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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