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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2. 15:09

쓰고 있다. 지금 이야기2012. 7. 12. 15:09

단순하고 거친 예를 들며 시작해봅니다.


박민통당 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이 사람은 이 계정으로 집단 내에서의 소소한 일상도 올리고 공식적인 활동도 하며 인터넷 세상에서 많은 관계를 맺었습니다. 어느날 박민통당씨는 현 정권이 추진하는 FTA에 대한 반대집회에 나갔습니다. 그리곤 자신의 계정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FTA는 나빠요!!"


그 집단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는 어떤 사람들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모든 FTA가 나쁜가요?"

물론 이건 박민통당씨에게 "FTA를 설명해 달라" 같은 순진한 질문은 아닙니다. 과거  FTA 체결을 박민통당씨가 혼자 처리했다고 믿고 그를 힐난하는 질문은 더더욱 아닙니다. 무턱대고 "FTA가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럼 당신의 집단에서 체결하려 했던 FTA는 어떻게 생각하냐"인거죠.


의아해하며 질문하는 사람에게 제삼자가 나서 사과를 요구합니다. 법적인 대응을 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면서요. 이런 경우- 질문을 던진 사람은 대체 뭐에 대해 사과해야 할까요?





처음 시작은 이렇습니다.

어떤 조직에서 해고 당한 친구가 있습니다. 해고를 당하고 퇴직까지의 과정에서 친구가 상처를 받긴 했지만 그걸 갖고 문제를 삼진 않았습니다. 친구도 그걸 원치 않았구요.


솔직히 실망하긴 했습니다. 평소 그 조직에서 말하던 가치와 해고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보인 행동은 괴리감이 있다고 느껴졌거든요. 특히나 그 상황에서 포스팅했던 "이런 일은 우리도 힘들다"는 글이 참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해고를 당한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 그런 말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하다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이것도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반년 정도 시간이 지났고, 그 친구는 다른 곳에 취직해 일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굳이 그 조직과의 일을 드러낼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 얘길 함으로써 친구의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날까 염려도 됩니다. 근데- 그 곳을 대표하는 어떤 분이 아무렇지 않게 포스팅을 합니다. "해고는 나빠요!!!" 라고.


'그럼 왜 해고를 했냐'고 따지지 않았습니다. 해고에 대한 책임을 (개인적으로) 지라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당신이 나쁘다고 말하는 해고와 당신네 집단에서 이루어진 해고는 다른 종류의 해고인가"를 묻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친구였던 외계백수와 대화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외계백수가 처음 그 글에 댓글을 달았던 것은 제 친구가 아닌 또 다른 사람과 관련된 얘기였습니다. 외계백수는 제게 그 곳에서 일하던 다른 분이 받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이야기했고, 저는 외계백수에게 이 친구의 해고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런 후에 외계백수가 "(이런 글을 쓸 정도로) 당당하다면 내가 하는 얘기에 대해서도 대답을 해보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애초에 저는 해고 과정이나 합의에 대해 따질 생각이 없었기에 그 얘기에 대해서는 일절 끼어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외계백수와 김제닥님의 대화창에 들어가게 된 것은 김제닥님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야기하겠다"란 말에 항의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결코 당사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아도 될 문제였는데- 어떤 사람에 한정지으며 "우리가 한 해고는 절대 법에 어긋나지 않다"라는 걸 얘기하기 위해 점점 대화가 이상하게 진행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실 확인을 하려던 외계백수와, 정제닥님의 포스팅에 의문을 품고 그 분의 가치관을 묻고자 했던 저를 하나로 묶고, 글을 쓴 당사자가 아닌 김제닥님이 대응하려 한 데부터 이런 혼란이 생긴 거라 봅니다. 그렇기에 전 제 닉네임을 소환해가며 제시한 증거들에 대해 "이게 무얼 말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반문한 것이구요.





제가 삶을 부정하고 모욕하였다고 하시는데- 그 삶에 대해 얘기하는 것과 동시에 그걸 증명하는 것도 제닥이 해야할 몫일 것입니다. 그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고, 삶을 부정하고 모욕했다며 몰아붙이는 건 "어떠한 비판도 듣지 않겠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전 처음부터 공개적인 비난을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공개적으로 "사람을 내보냈다"고 블로깅 한 것도, "해고는 나쁘다"고 쓴 것도 제가 아닌 제닥 측입니다. 그 두 이야기가 충돌한다고 보기에 확인을 하려 한 것입니다.





일이 이렇게 커진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합니다.

또한 그 과정 중 과격한 표현을 써서 포스팅을 했던 점은 경솔했습니다. 그로 인해 불쾌한 감정을 느끼신다는 것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사족이지만,

이번 일과 관련하여 포스팅된 글들 중에 "직장을 하늘에서 내려준 걸로 착각하지 마라" 라는 식의 비난이 있었습니다. 정황이 고스란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퍼지며 왜곡되다 보니, 마치 논쟁의 시작이 "왜 해고를 했냐"가 되어버린 것이죠.

이쯤되면 사람들이 흘리는 말들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어차피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자신이 해석하고 싶은대로 해석한다는 거니까요.


오해가 난무하는 세상이라 참,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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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