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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21. 17:13

뾰족뾰족 눈 지금 이야기2011. 12. 21. 17:13

뾰족뾰족한 것들은 꼭 내 눈을 찌를 것 같아서 싫은데,
연필은 항상 뾰족뾰족하게 깎는 게 좋아.
손을 잘 못 놀려서 연필을 잘 못 깎기도 하지만
뾰족한 느낌이 좋아서 연필깎이를 애용한다.
컴퓨터로 모든 업무를 처리해서 펜을 쓸 일조차 없지만,
자꾸만 자꾸만 연필을 깎아댄다.
이미 깎아놓은 연필이 여러자루 있는데
오늘은 괜시리 마음이 심란해서
새 연필을 한자루 더 깎았다.
드르르륵 울리는 연필깎이 소리가 오늘따라 참 크네.
중 3 연합고사 보기 전날,
엄마가 새연필 다섯자루를 예쁘고 뾰족뾰족하게 깎아주셨던 기억이 지금도 종종 떠오른다.
잘 깎인 연필 다섯자루가 마치, 시험장까지 응원하러 따라들어온 엄마 같아서
난 그날 시험을 참 잘 봤다.
근데 왜 난 요즘 내 스스로 뾰족뾰족해져서
엄마를 콕콕 찔러대고 있나.
엥...

뭔가에 찔릴 것만 같은 이 느낌을, 의사는 심리적인 거라고 했는데
내 눈상태가 점점 안 좋아질수록 왠지 더 심해지는 듯 하다.
언젠가 밝혀질지도 모르겠다.
선단공포증은 심리적인 부분보다 눈의 건강과 더 연관이 있다고.
내가 볼 때 선단공포증을 연구하는 사람들 중엔 선단공포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아니면 안과에 대해 무지한 사람만 있든가.
손에 아토피가 심해 치료를 받으러 다닐 때
긁으면 쾌감을 느낀다는 말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의사나 엄마가 이상한 애로 취급할까봐 꾹 참았었다.
근데 최근 어느 기사에서 봤다.
가려운 곳을 긁을 때의 쾌감은 성적쾌감만큼이나 강하다고.
기존의 자료를 보면 긁을 때의 쾌감이 너무 적게 평가(?)되어 있어서,
차마 반박은 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삐죽댔는데-
그 이후 비로소 "정말 가려운 사람"이 연구를 했나보다.
가려움을 모르는 사람이 가려움에 대해 연구하는 아이러니라니.
가려움을 모르는 사람이 가려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에게 "그만 좀 긁어"라고 쉽게 말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
엥...
그나저나 가려움을 모르는 사람은 긁을 때의 쾌감을 느낄 수 없으니,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 하나를 맛볼 수 없다는 뜻 아닌가.
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크큭-

연필 한자루 깎고선 별 얘길 다한다, 정말.
사실 연필 얘기가 아니라
눈 얘기였어.
난 날마다 날마다 0.1g 정도씩
점점 더 겁이 나거든.

내 눈이 많이 안 좋아지기 전에 나, 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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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