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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의핵심은뭐고'에 해당되는 글 1

  1. 2011.04.26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뭐냐..
2011. 4. 26. 00:35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뭐냐.. 지금 이야기2011. 4. 26. 00:35

"무슨 노래를 부르든 환호를 해주는, 오늘 공연에 오신 분들 앞에서 노래를 하면 참 편해요. 근데 저흰 다시 악기를 들고 전국을 떠돌 겁니다. 저희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고 음반을 파는 게 진짜 실력이라 생각하거든요." - 좋아서하는밴드 조준호 -
좋아서하는밴드의 단독공연을 보고 미투데이에 남긴 한줄의 감상평(을 대신한 조준호씨의 한마디)이다. 공연을 보고 나면 고민 끝에 가장 그럴싸한 한 문장으로 표현을 해놓지만, 과연 그 한 문장으로 요약이 가능한 걸까.
핵심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럼 그 핵심을 제외한 것들은- 핵심보다 1g 정도 부족하여 핵심이란 타이틀을 얻지 못한 '덜핵심'은 그렇게 밀려나게 되는 걸까.

아직도 생각한다.
내생애 가장 찌질한 상태에 놓이지 않았다면, 아니 찌질한 상태에 놓이게 된 일부터 짚어나가야 할까. 어쨌든 그런 일들로 인해 내 마음의 여유가 한 톨보다도 작은 상태가 되지 않았다면, 그 형이란 분이 그때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그 일을 대신할 사람이 구해졌다면, 우리의 계획이 틀어지지 않았다면, 근데 다음날 일본에 쓰나미가 밀려오지 않았다면, 일본에 누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그 때 내가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그 시간에 그 곳에 가지 않았다면, 그날 저녁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래서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달라졌더라면.
모든 게 달라졌을까.

아니, 이 일들을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로 가정하지 말고, 지금 상태에 대한 원인으로 생각해본다면.
내가 찌질해서였을까. 벼룩의 심장보다 더 작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틀어진 계획 때문이었을까. 모든 게 우리의 이별을 바라는 듯이 흘러가는 그 때 그 당시의 일들 때문이었을까.
이 모든 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 어느 것 하나 원치 않았지만 다만 그렇게 흘러갔을 뿐이고, 다만 멈추지 못했을 뿐이고, 그래서 정신 차려보니 이 모든 게 이렇게 완성(?)되었을 뿐이...다...?

굳이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 그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펼쳐졌을 뿐이라고. 이런 말로 설명하면 너무 뻔하고 책임감 없고 맥빠지는 걸까.

누군가 죽으면 원인을 찾아 한 단어로 결론 내리고, 누군가와 이별하면 또 그 원인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파헤치려 든다.
성적비관, 경제적 이유, 성격차이, 배신.
이런 단어들을 붙여놓으면 그걸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이 조금은 더 편해지는 건지, 항상 궁금해진다.

지난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슈는, 이슈가 되기에 충분한 '사건'이었지만 굳이 그 이유를 찾는 과정까지 이슈가 되는 이유는 못 찾겠다. (응?) 그냥 그렇게 흘러가 버렸으니, 그렇게 되었구나 생각하면. 부족한 걸까.




'대책없이 해피엔딩'의 김연수씨 부분을 읽다보니, '35세'라는 기준점이 나온다. 홍상수 감독이 자기 영화는 35세미만관람불가 등급이라 했다 하고,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는 어른의 생각을 하는 것도 35세가 지났기 때문이라 설명한다.'서로 죽이네, 살리네, 당했네, 복수하네, 그랬겠지. 35세 미만의 시절에는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것 같다.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서 결정하고.'
이 부분을 읽다 보니 혹시 그 사람과 나 사이에 '35세 기준점'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물론 김연수씨는 이런 생각을 하라고 쓴 게 절대 아니라 하겠지만.
'35세 기준점'이 실은 이 모든 일이 이렇게 흘러가 버리도록 만든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뭔가 그럴싸하다. (대체 어디가...)

굳이 이유를 찾아야 하냐고 따지던 나조차 자꾸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걸 보면, 무슨 일에든 원인을 찾아 표딱지를 붙여버리려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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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