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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4. 19. 15:28

red_sky 오랜 이야기/글2001. 4. 19. 15:28

거리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
정말 많군.
다들 어디로 가는 거지?
저 많은 사람들 중 날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건가?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낀다.
저 많은 사람들은 대체 누구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디로 향하는 거지?
나에게 눈길 주는 사람 하나 없다.
나는 누구지?
나...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 손으로 나를 만져본다.
느끼져는 게 있군.
아니,어쩌면 손도 나의 일부이기 때문에 없는 건데도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몰라.
그래..어쩌면 나는 없는 거야.
버스에 올라탄다.
자리에 앉는다.
내가 앉은 자리에 앉는 사람이 없다.
그래..어쩌면 사람들에게는 내가 보이는 거야.
없는 내가 사람들에게 보인다.
참 재미있다.
한강...
강이 오늘은 외로워 보인다.
항상 외로워하던 나에게 위안을 주던 넘이었는데..
오늘은 왜 그다지도 외로워 보이는지..
너도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모양이구나.
하늘이 빨갛다.
어제의 그...부끄러움의 빨강이 아니다.
눈물을 흘리기 직전의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다.
나랑 똑같군.
하늘은 언제나 나랑 똑같다.
쓰러지기 직전일 때 지나치게 밝은 내 모습...
하늘도 그런 날은 지나치게 맑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런 하늘을 보고 잔인하게 맑다고 말한다.
내가 울면 하늘도 울 것이다.
아니..하늘이 울면 나도 울 것이다.
red_rain...
가장 예쁘게 죽는 방법을 떠올린다.
빨간 피를 욕조에 가득 채우며...
그립다.
우리는 하늘을 좋아했다.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하늘이 있었기에 우리는 견딜 수 있었다.
우리는 너무도 닮았었다.
남매같았다.
쇼윈도우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보며 너무도 잘 어울린다고 우리끼리...너무도...좋아했었다...
우리는 너무도 닮았기에...같이 아파한다.
하늘을 보며 울먹이는 나처럼...울먹이고 있겠지...
아..하늘은 우리의 모습이 너무도 아파보여서...그래서 이렇게 울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도 아프다.
너무도 아프다.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택시를 탄다.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지만..너무도 먹고 싶은 걸 하나 산다.
조금만 더 가면돼.
조금만 더...
쓰러질 듯이 들어온다.
변기를 부여잡고 확인되지 않았던 나를 확인한다.
나의 속에 있던 모든 걸..
확인하며 모든 걸 버린다.
내 속을 비우고는...한 줌의 피로 마무리한다.
힘들다.
너무도 힘들다.
죽고 싶다.
죽고 싶다..
젠장..
젠장할...
살고 싶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술을 마시며 사람들과 친해진다.
술주정을 부린다.
함께 뛰어다닌다.
함께 뛰며 땀흘리며 친해진다.
상기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활짝 웃는다.
젠장..
왜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은거지?
살고싶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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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