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7. 12:59
김규항씨,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책 이야기2010. 11. 17. 12:59
내 이야기가 "맞다, 그르다"를 떠나 상처를 가진 사람에게 상처를 건드리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그래선 안 되는 거잖아요. (p.112)
...그중 연세가 많아 보이는 팔십 대 할머니에게 물어요. "할머니, 스쿠버 장비를 사용하면 훨씬 편하시잖아요?" "그럼 편하지. 혼자서 100명 몫은 하지." "그런데 왜 안 쓰세요? 힘드신데." 그러니까 할머니가 대답하길 "내가 그걸 쓰면 나머지 99명은 어떻게 살라고?" (p.220)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읽다가 접어놓고 또 읽다가 접어놓기를 수차례.
근데 주변에서 하도 이 책 얘기를 자주 해서(..라봤자 사실 내 주위엔 김규항 지승호씨 얘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근데 그 두 분을 아는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해 한 번씩은 언급했던 것 같아.) 끝을 봐야겠다며 요즘 가방 안에 넣어갖고 다닌다.
원래 책에서 문장을 발췌해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 자체가 숲을 보는 편이지 자세하게 뭔가를 기억하거나 외우거나 하질 않는다.
근데 굳이 저 문장들을 끄집어낸 이유는,
바른 말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김규항씨의 말에 100% 동의하지 않지만 그 분을, 그분이 하는 일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가장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이념으로 나누는 걸 질색하고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난, 언제나 최우선 가치를 사람으로 꼽는다.
다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이념도 나오는 거고 이론도 생겨나는 건데-
그게 자꾸 발달하다 보니 결국은 그 이념으로 서로 싸우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는 거라고 본다.
어쨌든 김규항씨는 내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 가까이에 있는 분 같다.
저런 말들을 하고, 말을 말로 끝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분을 지지하게 만든다.
사람에 지치는 요즘이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나도 끊임없이 상처를 받는다.
세상 모두가 내게 호의적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반대로 하찮은 미물까지도 내게 날을 세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요 며칠은 확실히 후자 쪽이다.
그래도, 아무리 치이고 상처를 받고 배신을 당해도 사람을 놓을 수 없다는 지난 나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에서 난 결국, 또 '사람'을 발견하고, 붙잡는다.
...그중 연세가 많아 보이는 팔십 대 할머니에게 물어요. "할머니, 스쿠버 장비를 사용하면 훨씬 편하시잖아요?" "그럼 편하지. 혼자서 100명 몫은 하지." "그런데 왜 안 쓰세요? 힘드신데." 그러니까 할머니가 대답하길 "내가 그걸 쓰면 나머지 99명은 어떻게 살라고?" (p.220)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읽다가 접어놓고 또 읽다가 접어놓기를 수차례.
근데 주변에서 하도 이 책 얘기를 자주 해서(..라봤자 사실 내 주위엔 김규항 지승호씨 얘기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근데 그 두 분을 아는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해 한 번씩은 언급했던 것 같아.) 끝을 봐야겠다며 요즘 가방 안에 넣어갖고 다닌다.
원래 책에서 문장을 발췌해내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 자체가 숲을 보는 편이지 자세하게 뭔가를 기억하거나 외우거나 하질 않는다.
근데 굳이 저 문장들을 끄집어낸 이유는,
바른 말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김규항씨의 말에 100% 동의하지 않지만 그 분을, 그분이 하는 일을 지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가장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이념으로 나누는 걸 질색하고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난, 언제나 최우선 가치를 사람으로 꼽는다.
다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이념도 나오는 거고 이론도 생겨나는 건데-
그게 자꾸 발달하다 보니 결국은 그 이념으로 서로 싸우고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는 거라고 본다.
어쨌든 김규항씨는 내가 생각하는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 가까이에 있는 분 같다.
저런 말들을 하고, 말을 말로 끝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분을 지지하게 만든다.
사람에 지치는 요즘이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나도 끊임없이 상처를 받는다.
세상 모두가 내게 호의적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반대로 하찮은 미물까지도 내게 날을 세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요 며칠은 확실히 후자 쪽이다.
그래도, 아무리 치이고 상처를 받고 배신을 당해도 사람을 놓을 수 없다는 지난 나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에서 난 결국, 또 '사람'을 발견하고,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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