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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9. 16:00

오랜 이야기/글2009. 6. 9. 16:00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던 '한미FTA'를 신랄하게 비판한 PD수첩은, 노대통령에게 직접 PD들과 토론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신랄하게 비판한 PD수첩은, 정부로부터 고소 당하고, 제작진들이 체포를 당한다.

 

 

 

이런 식으로 비교하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올초부터 인터넷에 떠다니는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웠고 이명박은 초중고와 싸운다..."라는 글은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아서 읽는데 그닥 유쾌하지 않았다.

 

근데 그런 내가 비교를 하고 있는 이유..?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추모 열기를 단지 '냄비 근성'이나 '부화뇌동'이란 단어로 단순화시키려는 사람들이 답답해서다.

노 전 대통령의 정책 중에 맘에 안 드는 게 대부분이었고

어쩔 때는 답답하게도 느껴졌다.

그래서 재임기간 중 절대 지지할 수가 없었는데-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알았다.

있을 때는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그걸 빼앗기고 나서는 간절해지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걸.

'설마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일들이 너무 쉽게 벌어지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상식이 통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당시 대통령이 국민에게 지켜주려고 했던 그것들을, 그 때는 깨닫지 못하다가 그 분이 떠나고 난 후에야 느끼는 자신에 대한 한탄, 지극히 상식적이었던 분을 영영 잃어버렸다는 슬픔 등이 뒤섞여..

나처럼 임기 내내 비판만 했던 사람도 이렇게 큰 비통함을 느끼는 것이다.

왜 이런 감정을 '냄비'라고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일까.

이런 의식의 흐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로, 조중동이 말하는 '냄비'를 그대로 따라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부화뇌동'이 아니냔 말이다.

군중심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던데.. 나 자신만 놓고 본다면 토요일 오전 출근해서 홀로 사무실에 앉아 네이트온 속보로 소식을 듣고 기사를 열었다. 집에 전화해 엄마한테 얘기한 걸 빼면 그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았다. 약 10분간 멍하니 있다가 혼자 끅끅대고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신들에게 유감스럽게도) 이런 얘길 하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란 사실이다.

 

군중심리에 부화뇌동해서 냄비처럼 들썩였던 사람들도 있다는 건 안다. 근데 모든 사람을 그렇게 치부해선 안 되고, 모든 사안을 그렇게 단순화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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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