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죄송합니다.
꽃 한 송이 못 드리고,
인사 한번 못 드리고 보내는걸까 싶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화장터로 향하시던 그 시간에서야..
회사 안의 분향소에 갔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당신이 대통령이실 땐 몰랐습니다.
이젠 우리 사회가 발전한 결과라고..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당신이 물러나신 후에야 당신의 노고를 조금씩 이해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떠난 이제서야 당신의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 입에서 나온 말들에 대한 체면 때문에
당신의 가치를 아직은 차마 표현할 수 없었는데
기다려주지 않고, 이렇게 가시면 어찌합니까..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 나라에 대한 비통함에 울고
당신을 지키지 못한 자괴감에 울고
'바보 노무현'이 자꾸 생각나서 웁니다.
이렇게 뒤늦게 울고 있는 제게 '너무 슬퍼하지 마라' 하시고
그 말에 가슴이 저며올 정도로 미안해질 때쯤..
다시 '미안해하지 마라'고 말씀하시네요...
이미 당신은 이 마음까지도 헤아리셨는데..
저는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