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구경, 사람 구경. 지금 이야기2010. 9. 10. 19:15
비오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커피숍 창가에 앉아 커피 마시면서 보는 비는 괜찮네.
카니지오빠한테 선물받은 기프티쇼로 마시는 아메리카노도 맛있고.
아이폰에서 랜덤으로 플레이 되고 있는 음악도 꽤 맘에 든다.
며칠전엔 전혀 연결될 생각을 안 했던 무선인터넷도 오늘은 잘 잡히네.
1. 맘에 든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좋다, 안 좋다.
슬프다, 슬프지 않다.
1. 팀을 옮긴지 2주가 지났다.
전혀 다른 분위기, 전혀 다른 업무.
적응은 진작에 했지만 아- 정말 쉽지 않다.
너무 바른 사람들만 모여있는 분위기.
지킬 것만 지키는 자유로운 영혼은, 참 힘들다.
2. 팀을 옮겼던 날 새로 만난 그 사람.
내 삶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참 마음에 들지 않게끔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사람의 모습보다 자꾸 신경쓰는 내 자신이 더 답답해.
3.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으면 슬그머니 드는, 유쾌하지 못한 생각들.
내가 날 괴롭히네, 돌아보면.
위가 약해서 금세 위염에 걸리곤 하면서도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까지 신경쓰고
마시지 말아야 할 커피까지 계속 마시는 거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ㅋ
4. 팀을 옮기지 않았다면- 업무가 바뀌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날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난 2주간의 내 삶은 또 다른 모습이겠지?
...말해 무엇해. ㅋ
2주 동안, 어떤 모습으로든, 조금은 발전한 것 같아, 하지만 참- 쉽진 않다.
1. 애초에 가진 적이 없다면, 아플 일도 없을까.
상실감이 극에 달하던 날 문득 한 생각.
처음부터 가질 수 없는 거였다면. ㅋ
근데 상실감이 커지니 피해의식도 커지더라.
이렇게 쉽게 놓칠 거였다면- 어쩌면 내 것이 아니었을텐데.
2. 응, 내 것이 아니라 아빠꺼였지.
난 다만 그런 아빠의 딸로 태어나서 그 복을 25년간 누렸던 거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
그냥 내 옆에 잠시 있어서 내가 가진 걸로 착각했던 걸지도.
-. 아 난 왜 이렇게 자꾸 뻔한 소리만 지껄이는 우울한 애가 되어 가는가.
껄껄껄
2. 비가 여전히 많이 온다.
저 빗속으로 뛰어들 생각을 하니 벌써 아찔해.
10cm 힐 신고 노트북 들고 걸어가면 뒤에서 누가 잡아다니는 느낌인데- 비 때문에 더 심하겠어...
1. 아메리카노 마셨더니 화장실 가고 싶다.
내 노트북 어쩌지? - _-
2. 아 정말,
좋다가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