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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58

  1. 2010.11.07 -
  2. 2010.11.06 먹먹하다.
  3. 2010.11.04 부질없이 피곤하다
  4. 2010.11.03 지금 보는 예전이야기
  5. 2010.11.02 이 마음... 1
  6. 2010.10.17 감정을 얼굴에서 숨길 수 있게 되는 날, 1
  7. 2010.10.05 2
  8. 2010.10.03 후유증
  9. 2010.10.02 부질없는 인생
  10. 2010.10.01 오늘 여의도 바람 참 시원하다...
2010. 11. 7. 05:17

- 지금 이야기2010. 11. 7. 05:17

속상해서 피곤하다.
주말이라고 열두시간이나 잤더니 잠이 안 온다.
또 속상하다.
속상하면 피곤하다.
피곤하면 졸려야 하는데 잠을 많이 자서 잠이 안 온다.
속상하다.



결국 엉엉 울어버렸다.
잠이 안 와서 운 건 아니고.
속상한데 내 마음을 몰라주니 서운함이 극에 달해 울어버렸다.
서른살이 되어서도 애들처럼 엉엉대고 울 줄은, 열다섯살 땐 결코 몰랐었다.
하긴 열다섯살 땐 내가 서른살이 되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었지.
어쨌든, 울고 나니깐 안쓰러워진다.
나도 오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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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0. 11. 6. 19:56

먹먹하다. 지금 이야기2010. 11. 6. 19:56

여러가지로 울적해서,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두꺼운 이불을 껴안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이러고 있기엔 너무 우울해서 무언가라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손에 잡힌 건, 베개 옆에 있던- 며칠전 읽다 내려둔 예수전. 펼쳐든 페이지의 글에... 누워있던 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평화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어떤 무작정하게 조용하고 온순한 상태가 아니다. 평화란 '온 세상이 잃어버린 조화를 회복하는 것'이다. 억압과 착취와 불평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유지되는 조용하고 온순한 상태는 평화가 아니라 오히려 가장 악랄한 형태의 폭력이다. 평화는 바로 그 억압과 착취와 불평등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인간적인 조화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론 평화를 위한 노력이야말로 때론 가장 소란스럽고 가장 사나울 수 있다.

김규항, 『예수전』, p.66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의 사망소식과 함께 오늘 종일 트위터 타임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이야기, 저작권료를 도토리로 지불한 싸이월드를 포함하여, 음원을 팔아도 그 수익이 음악인들에겐 거의 돌아가지 않는 한국 음원시장의 구조.
아... 그의 죽음을 100% 추모하기에도 모자란 데 이런 곳에 열을 내고 있어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제라도 주목해 현실이 바뀌는 것에 의의가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그가 떠난 후에야 도토리 지급이라는 부당한 거래에 대해 알게 된 이 상황이 정말 견딜 수 없이 화가 나고 속상하다.

내가 종종 하는 얘기가 있다. 난 지지하는 작가의 책은 무조건 구입한다고, 음악도 마찬가지라서 음원은 꼭 돈을 내고 다운로드 받는다고. 근데 내가 이렇게 음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음악가가 아닌 음원사이트의 배만 불려주고 있었다니.. 기가 차지 않을 수 없다.

CDP를 마지막으로 쓴 게 7년전이던가. CD를 구입해도 앨범 재킷 한번 훑어보고 리핑해서 음원만 mp3파일로 저장한 채 책꽂이 안에 꽂아두게 된다. 그래서 정말 좋아해서 사인을 받고자 하는 가수가 아닌 이상, 대부분을 디지털 음원만 구입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근데 자꾸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난 불법을 저지르고 있지 않지만, 이게 과연 음악가들에게 그리고 음반시장에게 당당한 행동일까.

무심코 "음원은 꼭 돈을 내고 다운로드 받는다고" 타이핑을 하다 보니, 갑자기 아차 싶어진다. 네이버 뮤직에서 한달에 결제하는 금액이 만원이 채 안되는데 다운로드 받는 곡은 150곡이다. 스트리밍서비스는 차치해두더라도, 노래 한 곡당 지불하는 금액이 채 100원이 안된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정말, 내가 "정당하게" 지불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근데...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는데, 왜 난 자기반성을 하고 있는 걸까.



얼마전 누군가, 굿다운로더 광고를 보면 불편하다는 글을 올렸다. 굿다운로드 해도 광고에 나오던 그 스텝들에겐 거의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난 그 글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니죠"라는 까칠한 댓글을 남겼는데, 그 사람이 그런 글을 올렸던 의도를 오늘에서야 알겠다, 멍청하게도. 실은 내가 아무리 굿다운로더라도 현실은 그런 게 전혀 소용이 없는 구조였던 거다.

심란하고 또 심란하다.
"
개인적인 양심 차원에서라도 음원 불법다운로드 받지 않기를 실천하는데, 그래봤자 가수에겐 별 도움(별 수익) 안된다는 얘기인건가. 제대로 좀 알았으면 좋겠네..." 라고 글 올린지 다섯시간만에 그 답이 올라왔다. 물론 나한테 직접 대답해준건 아니다 - _-
Groove Tube님이 3년 전에 쓴 글이라는데, 안타까운 건 3년전과 데이터만 약간 달라졌을 뿐 상황은 조금도 변한 게 없단다. 후-
[김작가 님의 "시장이 어찌 되든" 글 보러가기]

아...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해 소란스럽고 사나워질 때다.





(덧붙임)

1999년에 가입했던 싸이월드, 그 당시엔 한명을 가입시키면 500원을 줬다. 그렇게 생긴 1촌이 다른 누군가를 가입시키면 나와 2촌이 되며 300원, 2촌이 가입시킨 사람은 3촌이며 200원을 줬고, 이렇게 4촌까지 있었다. 이게 일정금액이 되면 현금으로 돌려주고 현금화하지 않은 사 람과 그 일정금액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후에 도토리로 지급했다. 이들에게 음악가에 대한 저작권료는, 초기 회원을 늘리기 위한 다단계사업보다도 못한 가치였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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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0. 11. 4. 00:37

부질없이 피곤하다 지금 이야기2010. 11. 4. 00:37

어차피 포장을 벗기면 다 똑같이 생겼을 지우개인데, 굳이 다른 포장으로 된 지우
개를 네개나 집어들었다. 오빠의 "참~ 쓸데없다." 가 음성지원 돼서 잠시 큭큭대고 웃기도 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가면 습관처럼 교보문고에 들르고, 교보문고에 가면 또 습관처럼 지우개를 보러 다닌다. 그러곤 그날의 기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지우개를 찾아서 사고야 만다. 한번에 몇천원어치 지우개를 사곤 하는 내가 얼마나 우스워 보일까... ㅋ




지우개처럼 또 집착하는 게, 겨울이면 부츠. 오늘도 결국 또 하나의 부츠를 사버렸다. 원하던 색상은 아니었지만, 디자인이 딱 내가 찾던 스타일이었기에 사버렸다. 이렇게 신발장 안에 다섯번째 부츠를 채워넣는다. 신발 욕심이 별로 없어서 필요한 만큼만 갖고 있는 편인데- 이상하게 부츠에 대한 욕심은 못 버리겠다. 낡고 망가지고 유행이 지나서 버린 것까지 하면, 날 거쳐간 부츠가 열 개도 넘나 보다. 여유만 있다면 각종 스타일은 다 구비해 놓고 싶어, 그리고 추위를 정말 많이 타서 오는 겨울이 달갑지 않지만- 부츠 생각을 하면 1년 내내 겨울이었으면 싶다.



매사에 좀 이렇다. 대부분의 일에 무심하지만, 그래서 엄마한테 종종 지적받곤 하지만 한번 빠진 것에는 무서울 정도로 집착을 보인다. 한때 열심히 모았던 푸우 녀석들을 보면 허무하고, 꽂힌 음식만 먹다가 결국 질려서 더이상 못 먹게 되는 경우엔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정말 고쳐지지가 않는다. 아니, 고칠 생각조차 없기도 하지. 그냥 잠깐 한심해하고 허무해하다 마는 거다.



이게 사람에게까지 적용되면 피곤할까.
응, 사실 피곤해.

선을 굉장히 중시하기에, 내가 그어놓은 선보다 훨씬 넘어오려는 사람을 감당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감정의 속도가 다른, 나보다 훨씬 빠른 사람에게선 언제나 도망쳤다. 내가 생각하는 거리가 유지될만큼 멀리 또 멀리. 하지만 사람이라고 왜 집착의 대상이 생기지 않겠는가. 사람이기에 물건처럼 단순하지 않아서 함부로 집착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내가 남들보다 훨씬 더 심한, '쿨함에의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집착의 가능성을 스스로 너무도 잘 알기에 쿨해야 한다는 걸 끊임없이 되새긴다. 이러면서 인생 자체가 피곤해진다. ㅋ



수집은 부질없고 집착은 피곤하다. 아... 삶, 참, 부질없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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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0. 11. 3. 23:42

지금 보는 예전이야기 지금 이야기2010. 11. 3. 23:42

나조차 들어가지 않는 네이버 블로그에, 간혹 들렀다는 사람이 몇명 있어서
오늘은 갑자기 뭐가 있나 궁금해져서 들어가봤다.

쓰잘데기 없는 메뉴들 많네.
'즐거운 요리'라고 하기엔, 난 요리에 별 취미 없고
즐기면서 음식을 먹는 식도락도 안한지 오래.
세상이야기엔 정말 개연성 없는 글들만 잔뜩 스크랩 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다.ㅋ

그래도 이거저거 클릭해보다가 흥미로운 글 두 개를 찾았다.

최근에 종종 뵙곤 하는 지승호쌤에 대한 포스팅 하나.
지쌤 모임에 나가서 왜 지쌤의 팬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면 막 이런저런 대답을 하곤 했는데
처음 팬이 되었을 때 남겨놨던 글의 일부다.



2008.07.19 11:40


 

책을 구입할 때,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최근에 산 책들은 전부 다 내용보다 작가가 우선이었던 듯 하다.

 

 

어제, 또 한 권의 책을 구입.

단지 '지승호'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최고 인터뷰어 지승호씨와 요즘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우석훈씨의...'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가끔 방송이나 기사를 보면 겉도는 질문이나 뻔한 질문을 하는 인터뷰어들이 많아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가 흔한데, 지승호씨의 것을 접하다 보면 점점 인터뷰 형식의 글에 빠져들게 된다.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를 위해 꼬박 두 달을 준비하고, 질문을 200개를 만들고, 새벽 3시까지 인터뷰가 진행됐던 것이 아주 단편적이 예.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만큼 뭐가 핵심인지를 정확히 짚어낸다는 것과 인터뷰이의 대답을 왜곡하지 않는 것. 인터뷰이와 독자 모두를 배신하지 않는 그의 특성이 지승호씨를 국내 최고의(혹은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로 인정받게 하지 않았나 싶다.

신해철 씨가 먼저 지승호씨에게 연락한 사실이나, 인터뷰를 절대 하지 않는 강준만 교수와 인터뷰한 유일한 인터뷰어라는 사실이 그를 증명한다.

 

 

 

하나의 대한민국, 두 개의 현실 (시대의 창, 2007)

신해철의 쾌변독설 (부엔리브로,2008)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시대의 창, 2008)

 

 

김영하 씨의 신간이 나오면 망설임 없이 일단 사버리는 '습관'에 또 하나의 이름이 추가된 셈이다. '지승호'

 





그리고 또 하나는, 성격이 맞지도 않는 게시판에 비공개로 저장되어 있던 글이다. 왜 그 글이 거기에 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썼다는 것도 어렴풋이 생각날 뿐, 어떤 상황에서 그런 글을 남겼는지도 잘 모르겠다.



"영화 좋아해요? 여행 자주 가요?"
"아니요. 아니요.... 아, 그러고 보니 저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여름, 내게 주어진 휴가 중의 사흘을 봉사활동에 썼다.
시골교회에 찾아가 동네 아이들을 모아놓고 여름성경학교를 열어주는, 그 모습을 촬영하는.
그리고 내가 얻은 것은......... 욕?

 

"니가 지금 봉사활동 갈 때야?"
"지 엄마 힘든거 생각 안하고! 지 아빠 돌볼 생각을 해야지."
엄마와 이모부께 들은 이야기.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그 모든 것들은 내게 사치일 뿐이라는 걸.

 

 

"저는 다이내믹한 삶을 추구합니다!
어제는 도서관, 오늘은 힙합 콘서트장. 책과 함께 하루를 온종일 보낼 수도 있지만 콘서트장에 가서 땀에 젖으며 공연을 즐길 줄 아는 삶이 진정한 멋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와 함께 배낭만 매고 훌쩍 도보여행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가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제가 세상을 사는 방식입니다."

 
3년 전에 썼던 글 중 일부.
친구와 도보 여행도 가고, 부모님과 해외여행도 가고, 당시 남자친구와 이 곳 저 곳 다니며 각종 문화생활을 누리고. 이걸 당연하게 여겼던 그 때. 그 당시 누군가가 내게 "영화 좋아해요? 여행은?" 이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대답하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으리라.

 

갑작스런 아빠의 뇌출혈. 매일매일이 고비였던 나날들.

"오늘 밤이 고비입니다." 라는 주치의의 말에 그 날 밤이 지나기만을 바라면서 시계만 쳐다보던 그 순간들. 그 이후로 한동안 영화를 보지 못했다. 매일같이 반전을 꿈꾸던 내게 영화 속의 반전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었고, 생사를 오가는 아빠와 상관없이- 한가롭게 스크린을 바라본다는 게 왠지 죄스럽게 느껴졌기에.

 
그리고 사실, 아빠보다 더 안쓰러운 건.. 아빠 옆에 항상 붙어있어야만 하는 엄마. 흔히들 병원에서 간병하는 걸 '환자를 지켜보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재활환자의 간병은 그렇지 않다.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한시도 앉아 있을 틈이 없는 생활.

 
사람이 어떻게 사는게 바른 삶인지 고민하다가도 엄마 앞에 서면 생각이 멈춰선다. 어찌나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고민인지. 엄마에겐, 우리 부모님과 같은 상황을 견뎌내고 계신 분들에겐.. 막연한 삶에의 고민 대신, 얼마나 이 시간을 더 견뎌내야 하는지 답이 나오지 않는 이 문제가 더 절실하지 않을까. 사실 나 자신도 이렇게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듯 말하지만, 자주 무너져 내린다. 도대체 얼마나 더 이 시간들을 견뎌내야 할까...



이때의 상황과 어쩌면 그다지 변한 건 없는데,
난 이제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다시 사치스런 고민을 하고,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공연을 보러 다니고, 집에 일찍 들어오는 걸 싫어하고.
오히려 철이 없어진걸까.
....ㅋ


어쨌든, 이런 식으로 잊고 있던 기억을 되살리는 건
깨나 유쾌한 일인 것 같다. 두번째 얘기는 좀 아프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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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0. 11. 2. 13:03

이 마음... 지금 이야기2010. 11. 2. 13:03

철없던 대학생 시절.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던 당시 남자친구와 정말 크게 다툰 날-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온 “이제 그만 힘들고 싶다”란 한마디에 모든 게 정리 되었다.

정말 어찌할 수 없는, 더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결정적인 한마디가 있다.


오늘 아침 트위터 타임라인을 읽다 알게 된 재주소년의 해체 소식.
"아니 대체 왜?"라며 재주소년의 글이 링크된 걸 따라가 읽다가
"꺼내다보면 꺼내지 말았어야 했던 것들도 보게 되고, 이제 그만 꺼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란 부분에서 멈칫 했다.
그리고 그 시절 그 말이 떠올랐다.

그 무엇도 할 수 없게 하는 한마디.

그들의 음악에 위로받던 입장에서, 갑작스런 해체가 무척이나 아쉽지만
아쉽다는 말조차 함부로 낼 수 없는 말이다.
그저 인정하는 수 밖에.

재주소년에게서 느꼈던 감동을, 위로를 완전히 잊기 전에
다시 재주소년이라는 이름으로, 그 느낌 그대로 돌아와주길 바라며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재주소년의 글 전문보기]





그리고 이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다시 찾아온 더 큰 충격적인 소식.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뇌출혈, 그리고 뇌사상태란다.
그의 노래에 한번 웃고, 무대 위에서의 유쾌함에 더 웃었던 기억.

아 이러지 마요..
난 당신에게서 얻었던 유쾌함에 대한 보답을 아직 한번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절망적인 소식을 안겨주지 말아요...

유쾌하고 호탕하고 씩씩했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씨의 기적적인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부디 일어나시길..

아......








때로 음악을 들으면서 받는 위로가 정말 크기에
음반이나 음원을 구입한 비용만으로는 그걸 절대 갚을 수 없단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기에 어떤 음악가에게는 언제나 빚진 느낌일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이런 빚진 마음으로 기도한다.. 당신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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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얼굴에서 숨길 수 있게 되는 날,
난 비로소 어른이 되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까.

정말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일에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작정 밖으로 나와
찬 바람을 맞으며 서성이면서도
몇번이나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도 도무지 진정이 되질 않았다.

마치 태어나서 처음으로 화를 내는 것마냥
내가 이 순간 어떻게 해야 화가 풀릴지
아니, 화가 난 순간을 어떻게 넘어가야할지조차 알 수가 없어
오로지 서성이기만 했다.

사실 미안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두 명은 나 때문에 안절부절 못했고
두 명은 날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니깐.
의도하지 않았지만 난 그렇게 그 모임의 분위기를 묘하게 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나보다 어린 친구가 둘, 동갑이 한명 더 있는 자리에서도
막내가 아니냔 소리를 자꾸 듣는 건
단지 내 얼굴이 어려보인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
철없음이, 덜 여물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서
그걸 보는 사람들이 그냥 쉬운 말로, "어려보인다"라고 표현하는지도 모르겠다.

"날 서른으로 보는 사람이 없어"란 내 말에 엄마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니가 애기 같으니깐 그렇지. 이그~" 라고 하시는 걸 보면
확실한 듯. ㅋ

혼자 화를 내고
화가 나게 한 사람에게 또 그대로 화를 내고
이내 민망해져버렸다.

후에, 왜 별 일도 아닌 걸로 그렇게 화를 냈냐는 말에
"나 앞머리 자르니깐 귀여워졌지?" 하고 말을 돌려버렸지만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
오늘에까지 한숨이 난다.

나를 컨트롤 하게 되면
화를 참을 수 있게 되면
아니, 화가 난 걸 티내지 않게 되면
어른이 될 거 같아.
좀 더 바람직한 사람이 될 것 같아.

하지만 난 방금, 이 글을 쓰던 중
엄마의 심부름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다가
한눈을 팔며 자전거를 끌고 오는 남학생에게
"앞 좀 보고 다니라"며 버럭하고 말았다.

아...
정말 멀었다.
내가 어른이 되는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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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5. 03:00

2 지금 이야기2010. 10. 5. 03:00

어떤 일은 너무 자명해서,
아직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이미 과거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는 것처럼 뻔하게 느껴진다.







난 보는 건 잘하는데
통제하는 건 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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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0. 10. 3. 20:58

후유증 2010. 10. 3. 20:58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2010. 10. 2. 18:52

부질없는 인생 지금 이야기2010. 10. 2. 18:52

수집하는 모든 행위는 부질없다.
그러면서 난 푸 뽑기를 통해 수십개의 푸를 모아댔고
뜯지도 않을 포스트잇을 사댔고

요즘엔 마음에 드는 지우개를 찾아다닌다.

책상 위에 널려 있는 최근에 구입한 지우개를 챙겨서 책상 서랍에 넣다가
또 문득 참 부질없는 것들이라고 느껴졌다.

책상 서랍에 포장 그대로 있는 지우개들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잃은 채 저렇게 모여있는 거겠지.
다른 한켠에 모여있는 포스트잇들처럼.

내가 항상 파우더를 구입하는 MAC에서 빈용기 일곱개를 모아오면 립스틱을 준댔는데-
대충 계산해보면 다쓴 파우더 케이스와 립글로즈까지 하면 이미 일곱개는 넘은 거 같은데...
정작 그것들은 제대로 모아놓질 않아 전부 어디에 갔는지 알 길이 없다.
지우개 모을 시간에 케이스나 모아보자...

문득 궁금해져서 네이버에 "수집"이란 검색어로 검색해봤더니
정말 별의별 수집이 다 있구나.
대체 사발면뚜껑과 샤프는 왜 수집하는 걸까.
징그러워, 부질없어, 쯧쯧. ㅋ

근데 결국은 내가 전공한 일도, 내가 하는 일도, 내가 하고자 하는 일도
전부 정보 수집과 관련된 것이니...
아- 정말 인생 부질없다.

기분도 그렇고 그러니
한동안 방치해뒀던 공연 팔찌&티켓 이나 모아서 다이어리에 붙여야겠다.
흘- 부질없다면서 정말 이것저것 열심히도 모아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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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0. 10. 1. 13:12

오늘 여의도 바람 참 시원하다... 지금 이야기2010. 10. 1. 13:12

1. 이렇게 많은 노트와 펜 중에
내 맘에 쏙 드는 게 하나 없다니.
황망하다는 표현은 좀 거칠고,
허무한 감정은 아니고-
어딘가 아득해지는 기분일까.

어쨌든,
너희 잘 만났다.

2010.09.30 @타임스퀘어 교보문고






2. 책을 읽다가
메모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이 두근거려
얼른 문구 코너로 갔는데
맘에 드는 필기구를 찾아 헤매는 동안 다 날아가버렸네.

허무함.


3.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를, 서점에서 몇 번에 걸쳐 읽는 동안
눈물이 날 것 같아 도망치듯 나가기도 하고
그 시간을 견디는 게 꽤 힘들었는데.
새로 꺼내든 책,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은-
역시 눈물이 날 것 같긴 하지만 놓고 싶진 않다.
아! 너도 잘 만났다.


4. 사랑에 빠진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랑에 빠지지 않은 내 모습이 훨씬 더 사랑스러운 것 같다.
사랑에 빠졌을 때 무언가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왠지 자꾸 더 표독스러워지는 느낌이거든.
근데 확실히, 사랑하는 동안엔
내 마음에 드는 순간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이 "훨씬" 많잖아.


5. 누군가 블로그에서
타임스퀘어 교보문고 안 네스카페에서 가장 맛있다고 극찬한
'바나나 초코칩 머핀'을 골랐다.
헐- 이 인위적인 바나나향만 가득한 게 맛있다고?
지난 번 먹은 블루베리 머핀이 백만배 낫다.
아... 사람들 취향 참-

비슷해도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고,
1g도 비슷하지 않은 사람은 정말 많다.

아 진짜!!! 이 머핀이 맛있다고?? 응????






6. 그러고 보면
취향이란 거.
너와 나도 다르지만
나 스스로도 내 취향이라고 설명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선택을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지.

덩치 크고 팔에 핏줄, 근육투성이인 사람이 좋다고
누누이 말하고 다녔지만,
지금 내가 사랑에 빠진 사람 좀 봐봐.
완전 반대의 모습.

그의 팔에 핏줄이 없다고
난 그에게 이별을 고하지 않겠지.
다른 이유라면 모를까...


7. "삶은 아름다워"
"삶을 모독하지마"

세상에 떠도는
수많은 희망 메시지가
얼마나 가식적이고
얼마나 불필요한 문장으로 이루어졌는지
단번에 느끼게 한 문장.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p.61, 로항이 수정에게 한 말.


8. 내 앞에 앉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게 좋고
내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 그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좋고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체온을 느끼는 게 좋아서,

내 앞에 앉혀놓고 한참을 바라보고
목소리를 듣고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체온을 느끼다
입을 열었다.

"오빠, 우리 이제 그만 볼래요...?"





9. 이율배반...



9월 마지막날과 10월 첫날이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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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