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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22. 13:36

큰 결심. 지금 이야기2011. 8. 22. 13:36

미스터 모노레일이 오늘서야 도서관에 들어왔다.
겉표지를 벗기지 않고 그대로 레이블을 붙인 걸 발견했는데,
평소 같으면 조용히 근로학생에게 갖다 주며 다시 붙이라고 했겠지만
오늘은 나도 모르게 "이거 누가 붙였어요?" 라며 소리 높이고 - _-
근로학생이 겉표지를 버리려 하자 "아니 그냥 내가 처리할게" 라며 내 책상에 놓아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marc 입력을 마친 내가...

...정말 정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여, 당분간 김중혁작가님에 관련된 포스팅은 그만하겠다. 엥...
:
Posted by libhyon
2011. 8. 20. 23:58

내가 보낸 순간. 책 이야기2011. 8. 20. 23:58

김연수작가님 책을 읽으며 내내 김중혁작가님 생각을 하는 건 나쁜 일일까. 엥

밤늦게 동네 카페로 커피를 마시러 나가며 책 한권을 집어들었다. 대출해 놓고 내내 읽기를 미뤄뒀던 김연수작가님의 '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편.
책을 다 읽고 맨 끝의 작가의 말을 읽으며 그 책을 다시 음미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 책은 첫 몇 페이지를 읽다가 궁금해져서 맨 끝으로 가서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버렸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궁금해졌거든. 음- 그걸 읽어봐도 사실 잘은 모르겠더라. 어쨌든 매일 읽고 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인가. 엥-

처음부터 산만하게 시작한 독서는 읽는 내내 산만했다.
작가의 말엔 "쭝혀기"라는 사람이 나온다. 그 때문이라고 하기는 좀 우습지만 영향을 아예 안 받았다고 하기도 그렇다. 문장을 읽는 내내 김중혁작가님을 생각한 건.
게다가 '내가 지금 김연수작가님 책을 읽으며 김중혁작가님 생각을 해도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이 점점 확대되어, 어떤 존재와 함께 하며 다른 존재를 느끼는 게 죄일까 아닐까 하는 고민에까지 이르렀다.

어제 저녁, 퇴근 후 같은 팀 과장님과 술자리를 가졌다. 다른 팀 몇몇분이 합류했다 빠지기를 반복하다 나중엔 그분의 남편분 일행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됐다. 그리고 몇시간 후 그 자리에 있던 과장님남편분의 오랜친구가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 내 손을 잡은 채로. 키크고 덩치크고 얼굴큰 남자가 좋다는 내 이상형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분이었지만, 난 찌질하게도 내내 다른 사람을 떠올리고 있었다. 밤에 혼자 택시 타길 무서워하는 걸 알고 집 앞까지 종종 데려다주곤 했던 그 사람을. 의지와는 상관없이.

요즘 왠지 아메리카노는 무언가 아쉽다고 느껴져 카페라떼나 카푸치노를 마시는데, 둘 중 망설이다 느닷없이 헤이즐넛라떼를 시키고는 첫모금을 마시고는 후회했다. 단 맛이 너무 강해 커피맛도 우유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걸 다시 갖다주고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로 다시 주문할 것인가를 마지막 모금을 마실 때까지 고민했다.

내 손을 잡는 그 분께 모르는 척 손을 내어준 것도, 헤이즐럿라떼를 주문한 것도 나였기에 그들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었다. 이게 '죄'라고 칭하긴 뭣할지 몰라도 치사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내가 나빴네. 그래도 다음엔 절대 무언가 첨가된 라떼를 시키지 않아야지. 근데 월요일에 출근하면 과장님은 자리가 파한 후의 일을 물어볼까 아님 이미 알고 있을까.

따위의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책 한권을 거의 다 읽고 나왔지만 대체 뭘 읽었는지 남는 게 없다. 작가의 말에 나온 '쭝혀기 얘기'나 다시 보려고 그 페이지를 찾아 펼치니, 그제서야 작가님이 무슨 얘길 하고 싶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일부러 처음에 찾아본 페이지부터 제대로 안 읽은 난 대체 내내 뭘 읽었던 걸까. 이쯤되면 맨 끝의 그 곳의 이름이 '작가의 말'이 아니라 '책을 내면서'였다는 정도의 건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 ...아닌가?

학창 시절 짤막하게 국어교과서에 실린 글은 다시 찾아 읽고 싶어지지 않았다. 왠지 먹다 만 식은 밥 같아진 느낌이랄까. (토지가 대표적인 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분명 전문(全文)을 읽어보고 싶은 책이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결국 그 책을 읽지 않게 된다면 이게 다 김연수작가님 때문이다. 엥. 여기 실린 글의 제목을 다 적어놨다가 누군가 내게 그 책에 대해 묻는다면, 김연수작가님 때문에 식은 밥이 되어 안 읽게 됐다고 말해야겠다. 엥... (이젠' 난 왜 이렇게 한심한가'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분탓이겠지.)

어쨌든 토요일 내내 책을 두권 반이나 읽고 한 권에 대한 얘기를 적어놨으니 김연수작가님이 책에서 말하고자 한 바를 정확하게 실천한 셈이 되었다. 비록 김연수작가님이 이걸 본다면 이게 대체 뭐냐고 펄펄 뛸만한 내용만 한가득 적어놓았긴 하지만 말이다. 엥...
:
Posted by libhyon
1. "이번에 던질 주사위는 내게로 향하길" 주문이 먹히는 것 같다.
작가와의 만남, 세명을 뽑는 추첨에서 지난번에도 마지막에 5번을 부르더니
이번에도 마지막에 내 번호 12번을 부르셨다.

"이번엔 10번댑니다" 라고 하시는 순간 이미 내가 될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오바일까 ㅋ
어쨌든 김중혁 작가님은 어떻게든 날 부르게 되어있다, 이젠. 엥ㅋ


아크릴 캐릭터 5종세트



어떤 숫자가 나오든 상관없다.

누가 뽑히든 상관없다.

추첨은 공평한 거니까.


1번이 있으면 끝번호 40번이 있고

2번이 있으면 두번째끝번호 39번이 있고

3번이 있으면 세번째끝번호 38번이 있으니까.


이제는 내가 뽑힐 차례다.


(엥...정말 나 이러고 있다. 어휴. 미스터모노레일 작가의말 응용)



2. 지난번 삼청동네스카페에서의 행사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될까봐 걱정한 게 사실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보는 것만큼 서로 뻘쭘한 일이 어딨겠는가.

근데- 김중혁작가님은 정말 짱이었다.

영상도 새로 준비하고 완전완전완전 새로운 행사로 꾸며주셨다.

아 내가 괜히 김중혁작가님을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


솔직히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만 이런 걸 누리는 게 너무 아까워서,

작가님의 이 넘치는 재능을 오로지 글로만 세상에 내놓는게 말이 안된다 생각해서

내내 머리를 굴렸다.

흠. '김중혁애플리케이션'이라도 만들면 어떨까.


무료앱이라면 이런 행사 때 준비하셨던 영상이나 짧은 글을 공유해도 되겠고

유료앱이라면 앱을 통해 단편을 발표하거나 그와 관련된 영상을 제작해서 올린다든가 관련 그림을 그려 올린다든가...


왠지 김중혁작가님이라면 굉장한 내용으로 앱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이렇게 흔해빠진 세상에

이런 식의 출판이 안 나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나.



3. 작가님의 볼교 영상을 보며 어쩐지 볼교에 심취되어야만 할 것 같아졌다.

영상을 보다가 옆에 있는 티케에게 "이거 끝나면 우리 흰옷으로 갈아입고 절하고 헌금 내야 할 거 같아"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사이비 종교가 하나 만들어지나 싶었다.

독실한 크리스찬(이라기엔 좀 찔리는 구석이 많지만)인 내가 사이비종교를 대하는 방식은 매우 엄격하지만

김중혁작가님을 주교로 한 종교라면 빠져들 것도 같다(란 생각에 어쩐지 소름이 끼치더라...).



4. 평론가와 함께 한 2부는, 유익했다. 교과서적으로.

어쩌면 이 시간이, 책에 나오는 동그란 공을 네모난 상자에 넣고 남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뭔가를 자꾸 채워넣는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평론가가 뭔가를 얘기하면 작가는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군요" 라며 뒤늦은 깨달음을 얻고,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글에 대한 해설본을 얻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들.

함께 한 평론가가 너무 예뻐서 그런 거 아니냐, 옆에 내내 있던 게 부러워서 그러는 거냐 고 따져 묻는다면... 난 일단 노코멘트로 일관하겠다.

쿨럭~



5. 작가님께 사랑에 대한 얘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할 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작가님은 "비밀입니다" 라며 넘겼다.

다행이다.

세상엔 궁금하지만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존재하는 법이니깐. 깔깔-




6. 김중혁작가님을 만나고 볼교에 심취할 뻔 한 날을 기념하여 상수동 타코몽으로 향했다.

동그란 타코야키 정도는 먹어줘야 미스터모노레일을 제대로 읽었구나 소리를 듣는 법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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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