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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21. 16:35

제목을 입력해 주세요. 지금 이야기2011. 12. 21. 16:35

1. 1차원적인 욕구들을 절제하려고 노력하야겠단 생각은 했지만,
별로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엥-
어쩌다 보니 어제 저녁에 이어 아침까지 거르고 나니
식욕 없애는 게 의외로 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고 싶다는 게 함정.
이러고선 점심에 갈비 구워먹었다는 것도 함정.

2. 책상 앞에만 파티션으로 가로막혀 있었는데 옆쪽까지 다 막아버렸다.
왠지 꽉 막힌 느낌.
어릴 땐 좁은 공간에 있지도 못했고 독서실 같은 곳에선 심호흡을 해야할 정도로 답답한 공간을 싫어했던 나이기에
별로 반갑지 않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게 다행이라면 다행.
그나저나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 눈을 찌를 것처럼 달려드는 듯한 이 증상은 왜 나아지지도 않는지 모르겠다.

3. 미투데이를 주로 할 때는 150자로 한정돼 있다 해도 태그 150자 추가에 댓글까지 더해져서 별로 단순해진다는 걸 못 느꼈다.
정제된 언어로 쓰기 위해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고 글을 쓰기도 했고.
근데 트위터로 본진을 옮기고 나니 점점 '140자 인간'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어차피 흘러갈 타임라인, 이라며 아무거나 되는대로 지껄이는 게 대부분이고.
문제다.
아이폰 쓰기 시작한 이후로 집중력도 기억력도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데.

4. 그저 지금의 내 상황을 끼적여보겠다고 서로 다른 얘기들을 번호 붙여가며 써놓으니
난 1차원적 욕구에만 충실한 정신질환이 있는 140자 인간이라는 결론이 나오나.
내가 만약 '1차원적 욕구에만 충실한 정신질환이 있는 140자 인간'이 되지 않았더라면
이 세가지를 가지고도 좀 더 그럴듯한 결론을 이끌어냈겠지.
예전엔 확실히 그런 능력이 있었던 거 같은데,
난 "1차원적 욕구에만 충실한 정신질환이 있는 140자 인간"에 불과하니 별로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5. 뭐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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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bhyon
2011. 9. 1. 11:27

문화제_가을영화제 준비 librarian2011. 9. 1. 11:27

가을영화제 얘길 하며 영화 추천을 받는데 난 왜 자꾸 혼나기만 하나. 깔깔
어쨌든 목록은 남겨두기.


음악컨셉을 언젠가 한다면 원스와 플레이, 어거스트러쉬, 아님 신나게 프리키프라이데이나 스쿨오브락 정도 걸어둡니다.

성소수자 이해하기 컨셉으로 메종 드 히미코와 종로의 기적을 추천합... 죄송합니다. 이곳은 고지식한 대학...

영화 속 도서관 컨셉은 어떠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장미의 이름이 생각나네요. 투모로우가 가장 빨리 생각났지만 가을치곤 너무 춥겠죠?

가을 하면 인생무상 이런 걸로 픽사의 UP은 어떨까요? - 스무살 짜리들 앉혀놓고 잘하는 짓이다. 라는 대답을 들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이나 토일렛 같은 것도 적당해보입니다. - 아 1회라고! 흥행작으로 갈거라고!





내가 뭘 잘못했나.. 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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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bhyon
2011. 8. 25. 23:37

그림일기 공연 이야기2011. 8. 25. 23:37

:
Posted by libhyon
당분간 김중혁작가님 얘긴 쓰지 않겠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난 단지 미스터모노레일 얘길 하는 거다.

책 예약을 하면 작가님이 그린 스티커를 준다기에 예약하고 받은 스티커 1.
교보문고 사인회에 갔더니 또 쥐어주는 스티커 2.
작가와의 만남 1에 갔더니 추첨한다며 뒤에 숫자 써서 나눠준 스티커 3.
작가와의 만남 2에 갔더니 또 추첨해서 선물 준다며 숫자 써서 준 스티커 4.

하나는 보관용, 하나는 특이한 거 좋아하는 디자이너 친구 주기로 했는데도 자꾸 생겨서 나도 뭔가에 어떻게든 쓰기로 했다.

하여 처음 붙인 곳이 사무실 내 자리 전화기.
푸우 키보드와 마우스를 산 후 전화기에도 뭔가 변화를 주고 싶어했었는데. 레드 아저씨로 변화를 시도한다.




보호테잎을 덧붙이는 걸 잊으면 안 되지. 쿨럭.

그 다음 Mr. Mono는 이름이 모노니까 모노답게 모니터에 자리잡는다. (응?)





보호테잎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붙였다. 나와 마주보고 선 듯한 느낌이 포인트(..일리가 없)다.


그리고 도서관에 들어온 미스터모노레일 겉표지 벗긴 것, 그냥 버릴 수 없어 모셔뒀다가 가위질을 한다.
뒷면에 게임판을 오려 파티션에 부착.




뭔가 그럴싸해 보이지.
뭔가 없어보이는 건 옵션. 엥...


표지에 있던 작은 레드를 오려 여기저기 붙여봤지만 전체적인 분의기만 흐린다.
그럴 때 발동시키는 게 절제의 미.
이미 푸우키보드를 장착하는 순간 절제 따위와 거리가 멀어졌다고 비웃는다면, 인정한다. 엥-


어쨌든 전체적인 분위기는...





모니터를 좀 가려야겠군...


겉표지 남은 부분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 책등서명 부분을 잘랐다. 그 위를 보호테잎으로 감싸 조악한 책갈피 완성.







표지 안쪽에 김중혁작가님 사진도 오려서 어딘가에 부착할까 잠시 고민해봤지만, 너무 변태사이코 같을까봐 참았다.
이미 형성된 이미지는...음... 사람들은 금세 잊으니 괜찮다.
비록 지금 읽고 있는 7년의밤 앞부분에선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까. (과연......)


근데.
저 옆에 쌤은 파티션 앞에 소지섭 사진 붙여놨는데, 그거랑 뭐가 다른가.
내가 뭘 잘못했나......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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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libhyon
2011. 8. 22. 21:49

볼래? 지금 이야기2011. 8. 22. 21:49

1. 눈
지난 7월 8일 망막 레이저 시술 후 두번째 검사를 받고 왔다.
치료는 잘 됐고 다시 심해지지 않는다면 괜찮을 거라는 진단이다.

어릴 적부터 고도근시에 비문증은 있었고,
부모님이 모두 망막박리수술에 백내장수술까지 받은 가족력이 있던지라
눈 문제에 아주 예민했다.

작년 초 처음 왼쪽 눈에 간헐적으로 빛이 지나는 섬광증이 생겼고
나아질 기세가 보이지 않아 동네 안과에 찾아갔다.
그리곤 유리체에 문제가 생긴 거라 진단받았다.

한동안 약을 먹고 나아졌던가, 그대로였나.
3개월을 잡고 받던 약물치료는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그 후 조금 신경을 안 쓰고 살다가 업무상 모니터를 많이 보기 시작하며 급격히 눈상태가 안 좋아졌다.

가을 쯤엔 양쪽 눈에 수시로 빛이 번쩍거렸고
눈이 침침해지고 업무가 끝난 직후엔 시력검사를 해도 시력이 나오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해가 바뀌면서 일단 모든 일을 쉬기로 했다.

하루종일 쉬기만 하니 처음엔 회복되는 듯 했지만
빛이 휙휙 지나가는 증세는 계속 됐고
우연히 망막에 대한 글을 읽고 더럭 겁이 났다.

바로 서울대병원을 예약했다.
몇 주 후 받은 검사 결과는 사실 별 다를 게 없었다.
고도근시로 인해 망막이 많이 약해져있어 비문증과 섬광증이 나타나는 거고 현재로써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단다.

그런 상태로 도서관에서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느날 문득
오른쪽 눈이 불편해졌다.

처음엔 콘택트렌즈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단백질이 낀 줄 알았다.
렌즈를 빼고 나서도 그러자
잠을 자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사무실에서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눈이 이상해,"

당장 갈 수 있는 안과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봤지만
모두 몇 주 후에나 예약이 가능한 상태였고
유일하게 김안과에서 2시 안에 오면 진료를 봐준다고 했다,

약해져있는 망막에 구멍이 났고
오른쪽 눈을 가리던 뿌연 물체는 그 구멍으로 인한 거였고
이대로 심해지면 망막박리까지 간다고 했다. 아직은 망막변성 및 열공 상태.

몇 주 후 망막을 '지지는' 레이저시술을 받았다.
회복시키는 치료가 아닌 더 나빠지는 걸 예방하는 치료.
비문증과 섬광증과 내 오른눈을 가린 이 뿌연 녀석은 평생 가지고 살아가란다.

1년도 훨씬 전부터 눈이 안 좋아질 걸 알고 병원을 찾았음에도
나빠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진단 뿐이었고,
상태가 안 좋아진 후에도 결국은 더 안좋아지는 걸 막는 치료 뿐이라니, 왠지 좀 허무하다.

2. 듣기
눈 상태가 안 좋아진 6월 중순부터 레이저치료가 잘 되어서 눈이 괜찮다는 진단 받기까지
집에서 독서금지, 컴퓨터금지, 스마트폰 금지령을 받았다.
출근해서 일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밖에 눈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일절 못하게 한 거다.

업무시간에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노려보는지라 집에서 피씨를 켤 일은 별로 없다.
근데 약간의 활자중독증세가 있는 나로서는 책도 못 보고 sns도 못 읽는 게 미치도록 괴로웠다.
대체 그 기나긴 시간을 뭘 하며 보내라는 거지?

잠이 늘긴 했다.
평소 01:30 to 06:30 의 5시간 수면을 고수했으나 할 게 없으니 12시만 되면 잠에 빠져들었다.
(덕분에 친구들과 놀러간 여름휴가에서 혼자만 일찍 잠들어 아직까지 놀림을 받는다, 흥)

음악도 듣고 팟캐스트로 라디오도 들었지만 뭔가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읽는 것에 대한 욕구였다.
엄마 몰래 책을 읽다 혼나기도 했다. (책 읽는다고 혼나는 애는 너밖에 없을 거라는 놀림도 받았다, 흥)

그러다 들은 게 김영하의 책읽는시간 팟캐스트.
읽는 걸 좋아하지 뭔가에 집중해 듣는 걸 별로 즐겨하지 않던 나로서는
김영하 작가님을 좋아하면서도 그간 들을 생각을 안했던 거였다.

그래서 오히려 다행이었다.
이 날을 위해 아껴둔 느낌.
하나하나 아껴가며 들었다.

김홍희씨의 방랑이 듣기에 가장 좋았고
커트 보네거트 나라 없는 사람도 좋았다.
김영하 작가님이 한마디 한마디 보태는 말들도 참 좋았다.

최근에 KBS 라디오의 책읽는밤이란 프로그램을 알게 되긴 했다.
내가 읽지 못하는 동안 책앓이를 할 때 누군가 말해주었더라면 정말 고마웠을텐데.
케본부는 이상한 얘기 그만 떠들고 이런 방송이나 더 알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엥...

오늘은, 검사 때문에 산동시킨 동공이 작아지는 동안 이동진의 꿈다방의 궁금한당신 코너 김중혁작가님 편을 들었다.
좋아하는 이동진평론가님에 사랑하는 김중혁작가님 조합이라니.
(너무 행복해서 중간에 살짝 잠들었던 건 비밀이다.)

이런 시간들을 겪으며,
들을 가치가 있지만 그냥 흘러가버리는 것들에 대해 고민한다.
작가의 낭독회가 그렇고 강연회가 그렇다.

'나는 런던에서 사람책을 읽는다'를 읽으며
리빙 라이브러리를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닌
도서관에 음성으로 보존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

점자책이 아닌
나처럼 일시적으로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방법들도 자꾸 고민한다.

3. 살기
오늘도. 산동시켜서 눈에 빛이 쏟아져 들어와 반쯤은 보이지 않는 상태로
들을 것들에 대해 고민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솟는다.
오전에 얼핏본 기사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디자인 서울' 때문에 사라지는 점자블럭.
난 처음에 서울시장을 흠집내려는 사람들이 하는 소린줄 알았다.
'진짜 기사'를 찾아보기 전엔.

사실 나 정도만 돼도
계단 끝이 다른 색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굉장히 위험해진다.
원근만으로는 계단이 끝나는 지점을 절대 알아차릴 수 없거든.

우리 아빠는 몇차례에 걸친 수술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쪽 눈을 실명했고,
덕분에 가뜩이나 좁은 시야가 더 좁아져 여기저기 잘 부딪히고 다녔다.

나도 점점 아빠처럼 자꾸 여기저기 부딪히며 다니는데
그래도 세상이 자꾸자꾸 좋아지면
잘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아 이렇게 퇴보할 수도 있구나.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퇴보하는 사회인줄은 알았으나,
이런 면으로도 퇴보할 수 있다는 사실에 한숨이 난다.

기본적인 게 보장이 안 되는 사회에서
읽는 게, 읽을거리를 다른 방법으로 누리는 게
얼마나 의미를 가질까.

농담처럼
내 인생의 목표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시력을 잃지 않는 거라고 말하곤 하는데
정말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어처구니 없는 곳에서 생긴다.
:
Posted by libhyon
2011. 8. 22. 13:36

큰 결심. 지금 이야기2011. 8. 22. 13:36

미스터 모노레일이 오늘서야 도서관에 들어왔다.
겉표지를 벗기지 않고 그대로 레이블을 붙인 걸 발견했는데,
평소 같으면 조용히 근로학생에게 갖다 주며 다시 붙이라고 했겠지만
오늘은 나도 모르게 "이거 누가 붙였어요?" 라며 소리 높이고 - _-
근로학생이 겉표지를 버리려 하자 "아니 그냥 내가 처리할게" 라며 내 책상에 놓아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marc 입력을 마친 내가...

...정말 정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여, 당분간 김중혁작가님에 관련된 포스팅은 그만하겠다. 엥...
:
Posted by libhyon
2011. 8. 20. 23:58

내가 보낸 순간. 책 이야기2011. 8. 20. 23:58

김연수작가님 책을 읽으며 내내 김중혁작가님 생각을 하는 건 나쁜 일일까. 엥

밤늦게 동네 카페로 커피를 마시러 나가며 책 한권을 집어들었다. 대출해 놓고 내내 읽기를 미뤄뒀던 김연수작가님의 '우리가 보낸 순간' 소설편.
책을 다 읽고 맨 끝의 작가의 말을 읽으며 그 책을 다시 음미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 책은 첫 몇 페이지를 읽다가 궁금해져서 맨 끝으로 가서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버렸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궁금해졌거든. 음- 그걸 읽어봐도 사실 잘은 모르겠더라. 어쨌든 매일 읽고 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인가. 엥-

처음부터 산만하게 시작한 독서는 읽는 내내 산만했다.
작가의 말엔 "쭝혀기"라는 사람이 나온다. 그 때문이라고 하기는 좀 우습지만 영향을 아예 안 받았다고 하기도 그렇다. 문장을 읽는 내내 김중혁작가님을 생각한 건.
게다가 '내가 지금 김연수작가님 책을 읽으며 김중혁작가님 생각을 해도 괜찮은 걸까'라는 의문이 점점 확대되어, 어떤 존재와 함께 하며 다른 존재를 느끼는 게 죄일까 아닐까 하는 고민에까지 이르렀다.

어제 저녁, 퇴근 후 같은 팀 과장님과 술자리를 가졌다. 다른 팀 몇몇분이 합류했다 빠지기를 반복하다 나중엔 그분의 남편분 일행과 자리를 함께 하게 됐다. 그리고 몇시간 후 그 자리에 있던 과장님남편분의 오랜친구가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 내 손을 잡은 채로. 키크고 덩치크고 얼굴큰 남자가 좋다는 내 이상형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분이었지만, 난 찌질하게도 내내 다른 사람을 떠올리고 있었다. 밤에 혼자 택시 타길 무서워하는 걸 알고 집 앞까지 종종 데려다주곤 했던 그 사람을. 의지와는 상관없이.

요즘 왠지 아메리카노는 무언가 아쉽다고 느껴져 카페라떼나 카푸치노를 마시는데, 둘 중 망설이다 느닷없이 헤이즐넛라떼를 시키고는 첫모금을 마시고는 후회했다. 단 맛이 너무 강해 커피맛도 우유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걸 다시 갖다주고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로 다시 주문할 것인가를 마지막 모금을 마실 때까지 고민했다.

내 손을 잡는 그 분께 모르는 척 손을 내어준 것도, 헤이즐럿라떼를 주문한 것도 나였기에 그들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안 되었다. 이게 '죄'라고 칭하긴 뭣할지 몰라도 치사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내가 나빴네. 그래도 다음엔 절대 무언가 첨가된 라떼를 시키지 않아야지. 근데 월요일에 출근하면 과장님은 자리가 파한 후의 일을 물어볼까 아님 이미 알고 있을까.

따위의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책 한권을 거의 다 읽고 나왔지만 대체 뭘 읽었는지 남는 게 없다. 작가의 말에 나온 '쭝혀기 얘기'나 다시 보려고 그 페이지를 찾아 펼치니, 그제서야 작가님이 무슨 얘길 하고 싶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일부러 처음에 찾아본 페이지부터 제대로 안 읽은 난 대체 내내 뭘 읽었던 걸까. 이쯤되면 맨 끝의 그 곳의 이름이 '작가의 말'이 아니라 '책을 내면서'였다는 정도의 건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 ...아닌가?

학창 시절 짤막하게 국어교과서에 실린 글은 다시 찾아 읽고 싶어지지 않았다. 왠지 먹다 만 식은 밥 같아진 느낌이랄까. (토지가 대표적인 예)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분명 전문(全文)을 읽어보고 싶은 책이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 결국 그 책을 읽지 않게 된다면 이게 다 김연수작가님 때문이다. 엥. 여기 실린 글의 제목을 다 적어놨다가 누군가 내게 그 책에 대해 묻는다면, 김연수작가님 때문에 식은 밥이 되어 안 읽게 됐다고 말해야겠다. 엥... (이젠' 난 왜 이렇게 한심한가'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분탓이겠지.)

어쨌든 토요일 내내 책을 두권 반이나 읽고 한 권에 대한 얘기를 적어놨으니 김연수작가님이 책에서 말하고자 한 바를 정확하게 실천한 셈이 되었다. 비록 김연수작가님이 이걸 본다면 이게 대체 뭐냐고 펄펄 뛸만한 내용만 한가득 적어놓았긴 하지만 말이다. 엥...
:
Posted by libhyon
1. "이번에 던질 주사위는 내게로 향하길" 주문이 먹히는 것 같다.
작가와의 만남, 세명을 뽑는 추첨에서 지난번에도 마지막에 5번을 부르더니
이번에도 마지막에 내 번호 12번을 부르셨다.

"이번엔 10번댑니다" 라고 하시는 순간 이미 내가 될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 오바일까 ㅋ
어쨌든 김중혁 작가님은 어떻게든 날 부르게 되어있다, 이젠. 엥ㅋ


아크릴 캐릭터 5종세트



어떤 숫자가 나오든 상관없다.

누가 뽑히든 상관없다.

추첨은 공평한 거니까.


1번이 있으면 끝번호 40번이 있고

2번이 있으면 두번째끝번호 39번이 있고

3번이 있으면 세번째끝번호 38번이 있으니까.


이제는 내가 뽑힐 차례다.


(엥...정말 나 이러고 있다. 어휴. 미스터모노레일 작가의말 응용)



2. 지난번 삼청동네스카페에서의 행사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될까봐 걱정한 게 사실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을 다시 보는 것만큼 서로 뻘쭘한 일이 어딨겠는가.

근데- 김중혁작가님은 정말 짱이었다.

영상도 새로 준비하고 완전완전완전 새로운 행사로 꾸며주셨다.

아 내가 괜히 김중혁작가님을 사랑하는 게 아니었어.


솔직히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만 이런 걸 누리는 게 너무 아까워서,

작가님의 이 넘치는 재능을 오로지 글로만 세상에 내놓는게 말이 안된다 생각해서

내내 머리를 굴렸다.

흠. '김중혁애플리케이션'이라도 만들면 어떨까.


무료앱이라면 이런 행사 때 준비하셨던 영상이나 짧은 글을 공유해도 되겠고

유료앱이라면 앱을 통해 단편을 발표하거나 그와 관련된 영상을 제작해서 올린다든가 관련 그림을 그려 올린다든가...


왠지 김중혁작가님이라면 굉장한 내용으로 앱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이렇게 흔해빠진 세상에

이런 식의 출판이 안 나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나.



3. 작가님의 볼교 영상을 보며 어쩐지 볼교에 심취되어야만 할 것 같아졌다.

영상을 보다가 옆에 있는 티케에게 "이거 끝나면 우리 흰옷으로 갈아입고 절하고 헌금 내야 할 거 같아"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사이비 종교가 하나 만들어지나 싶었다.

독실한 크리스찬(이라기엔 좀 찔리는 구석이 많지만)인 내가 사이비종교를 대하는 방식은 매우 엄격하지만

김중혁작가님을 주교로 한 종교라면 빠져들 것도 같다(란 생각에 어쩐지 소름이 끼치더라...).



4. 평론가와 함께 한 2부는, 유익했다. 교과서적으로.

어쩌면 이 시간이, 책에 나오는 동그란 공을 네모난 상자에 넣고 남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뭔가를 자꾸 채워넣는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평론가가 뭔가를 얘기하면 작가는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군요" 라며 뒤늦은 깨달음을 얻고,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글에 대한 해설본을 얻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들.

함께 한 평론가가 너무 예뻐서 그런 거 아니냐, 옆에 내내 있던 게 부러워서 그러는 거냐 고 따져 묻는다면... 난 일단 노코멘트로 일관하겠다.

쿨럭~



5. 작가님께 사랑에 대한 얘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할 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작가님은 "비밀입니다" 라며 넘겼다.

다행이다.

세상엔 궁금하지만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이 존재하는 법이니깐. 깔깔-




6. 김중혁작가님을 만나고 볼교에 심취할 뻔 한 날을 기념하여 상수동 타코몽으로 향했다.

동그란 타코야키 정도는 먹어줘야 미스터모노레일을 제대로 읽었구나 소리를 듣는 법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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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1. 8. 17. 00:43

김중혁작가님과 사인회 지금 이야기2011. 8. 17. 00:43


2011년 8월 6일 교보문고 구서재, 김중혁작가님 사인회 대기중.

부끄럽게 제일 앞에 자리잡고 있다가,




1등으로 사인 받는 바람에 이렇게 카메라 세례를. 쿨럭~

내가 찾을 수 있는 사진은 모두 다 불펌해왔다 - _-


일단 첫번째 두번째 사진은 문학동네 카페의 '겨울의 추억'님 사진.





6월에 상상마당 앞에서 뵈었을 땐 정말 쉬지 않고 내가 작가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속사포랩으로 고백을 했었는데,

이 날은 부끄러워서 거의 말을 하지 못했다.

"아~ 떨려요." 하자 작가님도 "저두요" 라고 해서 웃기도.


이 사진은 문학동네 카페 유댕님의 사진.

조 옆에 서있는 교보문고 직원님 카메라에도 내가 있을텐데.





이 사진 속에서 친구가 날 찍고 있는데 그게 바로 밑의 사진이다.

이 녀석은 날 열심히 찍어주었으나 난 내 사진 다 받고 나서 손발이 후들거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친구야. 엥...


문학동네 카페 해라님의 사진.





해라님의 사진엔 내 친구 티케가 나왔고 티케의 사진엔 저 멀리 해라님이 나왔다.

해라님은 사진 안 찍고 있는 걸 보니 "동시에" 찍은 건 아닌가 보다.

아 내 손 위치도 다르긴 하네. 엥...

난 왜 저렇게 부끄러워하고 있는 걸까. ㅠ_ㅠ





이날 티케가 뽑은 캐릭터 화이트, 폴찐이 뽑은 블랙, 내가 뽑은 핑크.

사인을 다 받고 난 후 이 캐릭터 세트로 묶어서 판매할 생각 없냐고 문학동네 관계자분께 졸라댔다.

애초에 패키지 상품으로 팔았다면 난 무조건 구입했을 거다.

요즘처럼 동네 곳곳에 도서관이 생기고 앞으로 전자책 시장이 계속 활성화 된다면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출판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DVD처럼 한정판으로 판매하고 또 새롭게 패키지 만들고 또 만들고, 나같이 소유욕 강한 애들은 욕하면서 구입하고 또 구입하고...엥-


그리고 주사위지우개.

신기한 지우개가 있으면 무조건 사고 보는 지우개덕후인 내가 주사위지우개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4개들이 두 세트를 구입했다.

한 세트는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고, 다른 하나는 뜯어서 친구들과 나눠갖고 하나는 김중혁작가님께 선물(?). ㅋ

그리고 난 그 지우개에 사인을 받았다.

사인 결과물을 보니, 괜히 죄송해진다. 어휴...







미스터 모노레일 예약을 해서 받은 사인본.

그 위에 사인을 새로 받고 그림까지 또 하나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본 팔짱낀 캐릭터 그림이 예뻐보였거든.

노세요 와 동시대. 좋다, 참.

근데 나 많이 노는데 더 놀면...어떡하나-





이건 악기들의 도서관에 받은 사인.

상상초월쇼케이스에서 사인 받으려고 언제나 들고 다닌 책이었는데

그 땐 못 만나고 결국 이 날에서야 받았다.

그나저나 저 사인은 참, 작가님답다.






그리고 2011년 8월 11일 작가와의 만남, 삼청동 네스카페.

사인회 날도 그렇고 작가와의 만남도 그렇고 내가 찍은 사진은 내 아이폰에 있는데

내 아이폰이 내게 없다.

그래서 배경사진 따위 없다.

그렇다고 밑에 이미 포스팅한 케이크 사진을 올리긴 좀 그렇잖나.

그날 케이크 사진을 열심히들 찍길래, 누가 올리지 않을까 계속 검색해봤는데 올라오지 않는다.

다 두고보자... 엥-






대책없이 해피엔딩을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내가 그 책을 바로 사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교보문고 다른 지점에서는 재고가 거의 없고

나의 근무지에 있는 교보에만 1부 남아있다는 걸 알게 되어 괜히 급한 마음이 들며 후딱 구입했다.

원래 인생이 다 그런거지. 엥...

어쨌든 저기에 케이크를 언급하셔서 민망하게 됐다. 엥.






그리고 미스터모노레일 사인받았던 왼쪽 페이지.

김애란작가님의 작가와의 만남에서 응규님이 "네가 나의 독자라 기뻐"라고 써주길 요구하는 걸 보고 엄청 비웃었는데..

세상이 다 그런 거지 뭐.

나도 저렇게 써달라고 요구했다.

"이번에 던질 주사위는 내게로 향하길"


깔깔... 나중에 그 위에 Yes!! 라고 쓰신 게 꼭 내 말에 대한 대답 같아서 기분 완전 째진 건 비밀.





그리고 행사 중 세명을 추첨해 아크릴캐릭터 5종세트를 선물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전에 케이크 가져온 내 이름을 묻는 문학동네 관계자분께 "이름은 됐고 5번 뽑아주세요"라고 요청했었다.

그게 작가님께 전달됐고, 작가님이 세명을 뽑는데... 마지막에, 정말 거짓말처럼, 5번이 나왔다.

아. 내가 바로 5번이다.

작가님이 뽑아주신 바로 그 5번.






사인회에서 캐릭터 5종세트 묶어서 팔아달라고 그토록 애타게 부탁했었지만,
난 이제 다 갖게 되어 됐다.
희귀성을 띄려면 더이상 아무에게도 안 나눠줬으면 하는 생각도 살짝 든다. 으하하하



저 캐릭터 뒤로 김연수 작가님의 책이 보이는 건 기분탓이다. 엥-
대출기간 한달 동안 아직 한 페이지도 안 읽은 상태로
아까 반납일이 다가왔다는 메일을 받았다.
물론 연장신청했다. ☞☜
또 한 글자도 읽지 않은 상태로 두번째 연장을 하지 않기 위해서 좀 읽어야겠단 생각은 하지만,
일단 카페 이리에서 김중혁작가님을 만나고 온 다음에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대체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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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ibhyon
2011. 8. 16. 23:46

(의도하지 않은) 아이폰 삼행시 지금 이야기2011. 8. 16. 23:46

아이폰이 내 손에 잘 있을 때 사진 좀 올릴 것을.
이렇게 떠난 다음에 후회를 한다.
폰아...... 난 거기 있는 사진들 때문에 아직 너를 보낼 수 없구나.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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